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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TK의 노히트 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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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철 논설위원
서종철 논설위원

며칠 전 프로야구 삼성과 한화와의 경기에서 3년 만에 '노히트 노런' 기록이 나왔다. 삼성 투수 덱 맥과이어는 9회까지 128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단 하나의 안타와 점수도 내주지 않았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14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노히트 노런이 어떤 진기록인지는 과거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1984년 해태 방수원이 제1호를 달성한 이후 정규 리그 경기에서 오직 14명만 이름을 올렸다. 1996년 정명원(현대)의 한국시리즈 노히트 노런까지 포함하면 15명이다. 선동열도 이 고지에 고작 1번밖에 오르지 못했다. 박철순과 최동원도 밟지 못한 영역이다.

한국프로야구 38시즌 동안 무안타 무실점 승리가 14번이면 확률상 2.7년 만에 한 번꼴이다. 하지만 이는 그냥 평균치일 뿐이다. 1988년과 1993년, 한 해 두 번씩 기록한 반면 2000년 송진우 이후 국내 투수의 노히트 노런 계보가 끊긴 지는 벌써 20년이다.

초점을 상대에 맞춰보면 노히트 노런은 낭패감의 다른 이름이다. 영봉패는 그렇다 쳐도 1루 베이스를 밟은 한화 선수가 고작 3명뿐이라는 것은 비현실적인 그림이다. 이날 한화는 삼성에 23안타로 16점을 내주고 대신 볼넷 1개, 몸에 맞는 볼 1개, 1루수 수비 실책에 따른 진루가 전부였다. 대기록이 두 팀의 명암을 가른 것이다.

이런 상황은 야구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구경북의 처지 또한 대기록의 짙은 그늘에 놓인 신세다. 최적 입지인 경주를 제쳐두고 원전해체연구소가 부산울산의 본원, 경주 분원 구도로 결정된 것도 야구로 치면 사구(死球)쯤으로 보면 된다. 앞서 부산·세종에 귀착된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사업이나 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실패 등도 헛물만 켰다. 정부의 김해신공항 재검토 움직임까지 포함하면 사면초가다.

이대로라면 PK만 챙기는 정부의 편향된 결정이 대구경북에 영봉패의 치욕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정치권부터 분발해야 한다. 지금 대구경북은 노히트 노런 대기록에 치여 풀이 죽은 한화 이글스와 같은 처지다. 더 큰 위기의식이 없다면 진짜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는 건 시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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