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낙동강 보 개방 때 취수장 16개 신설 4천257억 든다

수위 낮아져 새 취수장 필요
환경부 큰 비용 소요 알면서 일반에 자료 공개하지 않아
시·군 추산 사업비는 더 들어

지난해 10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 주관 아래 한국수자원공사(K-water),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낙동강 수계 취‧양수장 전수조사를 통해 작성한 자료. 임이자 의원실 제공
지난해 10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 주관 아래 한국수자원공사(K-water),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낙동강 수계 취‧양수장 전수조사를 통해 작성한 자료. 임이자 의원실 제공

문재인 정부가 '4대강 자연성 회복'이라는 명분으로 4대강 보 해체를 추진하려는 가운데 낙동강 보 개방 시 취수장 16개 신설로 4천257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0개 취수장은 대구경북 자치단체가 관리주체이다.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 임이자 국회의원(비례)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낙동강 수계 취수장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주보, 칠곡보,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낙동강 수계 6개 보를 전면 개방 또는 해체 시 취수 제약이 발생해 이를 해결하려면 16개 취수장을 신설해야 하며, 여기에 들어가는 사업비는 총 4천257억7천100만원에 이른다.

이 자료는 지난해 10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 주관 아래 한국수자원공사(K-water),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낙동강 수계 취‧양수장 전수조사를 통해 작성됐다.

자료에는 강정고령보를 완전히 개방할 경우 2개 취수장 수위가 최저 9.9m까지 내려가는 것으로 기록됐다. 두 군데 취수장에서 취수할 수 있는 최저 수위는 14.8m로, 보를 완전 개방하거나 해체했을 때 취수구는 공중에 떠 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현재 강정고령보에는 대구시 생활용수(먹는 물)의 67%(하루 52만t)를 생산하는 매곡·문산 2개 취수장의 취수구가 있다.

임 의원 측은 "보를 전면 개방하면 수위가 낮아져 기존 취‧양수장은 비상 펌프를 설치하는 임시방편을 동원할 수는 있지만 전기요금이 계속 발생하는 탓에 근본 문제 해결을 위해 취수장을 신설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환경부가 수자원공사를 통해 이렇게 큰 비용이 든다는 것을 알고도 자료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은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환경부가 수자원공사를 통해 추산한 취수장 신설 사업비보다 더 많은 예산이 들 수도 있다.

해당 자료에는 상주보 완전 개방 시 예천군이 관리하는 풍양취수장에 생길 취수제약 해결을 위한 취수장 신설에 예산 31억6천400만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경북도가 시‧군에서 받은 추산 사업비는 130억원에 이른다.

상주시가 관리하는 사벌매호취수장도 수자원공사에서는 신설 사업비로 66억100만원으로 내다봤지만, 상주시는 745억9천500만원로 산정했다.

심지어 두 곳 모두 수자원공사가 작성한 자료에는 공사 기간을 12개월로 예상하지만 자치단체는 각각 36개월, 48개월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환경부 자료는 표준 공사비 등을 고려한 최소한의 건설 비용으로 보인다. 시‧군에서 산정한 사업비는 그밖에 발생할 부대비용까지 고려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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