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사건의 확률을 따질 때에는 '경우의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주사위를 던져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6이고, 특정 한 숫자가 나올 확률은 1/6이다. 두 번 던지면 경우의 수는 6×6=36, 특정 숫자가 반복해 나올 가능성은 1/36이 된다. 경우의 수가 커질수록 계산은 복잡해지고, 어떤 사건이 발생할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최근 한나라당에서 갈려 나간 당들의 진로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언론에 오르내린다. 경우의 수를 따져 보자. 바른미래당이 쪼개질지 말지, 자유한국당에 들어갈지 말지, 경우의 수는 4. 대한애국당이 한국당에 들어갈지 말지, 경우의 수 2. 한국당이 양쪽을 다 받을지, 어느 한쪽만 받을지 받으면 어디를 받을지, 양쪽 모두 안 받을지 경우의 수는 4.
'경우의 수'는 4×2×4=32이므로, 3당 모두의 통합 확률은 1/32=3.1%로 거의 현실성이 없다. (한국+애국)만의 통합이나 (한국+바른)만의 통합은 확률이 (1/4)×(1/4+1/4)=1/8, 즉 12.25%다. 조금은 현실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며칠 전 북한 김정은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북한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중국에 러시아가 끼면, 일본이 끼어들 것이고, 한국도 참여해야 한다. 북한 핵과 대북 제재라는 두 가지 이슈를 놓고, 각 국가는 4개의 선택지를 갖는다. 경우의 수는 북, 미 포함해 6개국에 4개씩의 선택지, 즉 6의 4제곱인 1천296이다. 6개국 사이에 합일점을 찾을 확률은 1/1천296, 0.00077%이다. 북한이 희박한 확률의 도박을 걸어온 셈이다.
1990년대 6자 회담은 시간만 끌면서 아무 결과도 내지 못했다. 다시 그런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수학적 확률이 낮다고 희망의 끈을 놓지는 말자. 확률에는 인간의 의지와 감정 요소가 배제돼 있지만, 인간의 의지와 감정은 작은 확률을 몇 배로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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