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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태의 세상속의 종소리] 지극한 사랑으로 만든 뉘른베르크 결혼 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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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태 경북대 의대교수

중세 독일 바바리아 지방의 뉘른베르크 영주의 딸이 금세공사와 사랑에 빠졌다. 영주는 미천한 청년과의 교제를 허락하지 않는다. 딸이 귀족 가문의 청혼을 계속 거절하자, 분노한 영주는 청년을 성의 깊은 동굴 감옥에 가두었다. 단식으로 아버지에 저항하던 딸은 점점 쇠약해갔다.

딸의 의지를 꺾을 수 없자, 영주는 매우 어려운 제안을 하여 금세공사 청년이 스스로 포기하게끔 한다. "두 사람이 하나의 잔으로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동시에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잔을 만들라. 성공하면 결혼을 허락할 것이나 실패하면 성에서 추방될 것이다."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제안이었으나 청년은 이를 받아들인다.

청년이 혼신을 다하여 만든 것이 뉘른베르크의 결혼 컵이다. 미소를 띤 사랑하는 그녀를 조각하고, 치마 속의 빈 공간은 컵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들어 올린 두 팔은 자유롭게 흔들리는 작은 컵을 잡고 있다. 전체를 거꾸로 들면 위로 선 통치마 안에 와인을 부을 수 있고, 위의 작은 컵도 상하가 유지된다.

아래위 두 잔에 와인을 채워 수평으로 기울이면 양쪽에서 같이 마실 수 있다. 결국 아버지는 두 사람을 받아들였고, 이 컵은 지극한 사랑의 상징이 되었다.

이재태 경북대 의대교수

이후 바바리아 지방의 결혼식에는 남녀가 이 컵으로 와인을 마시며 사랑과 성실한 결혼 생활을 다짐하는 낭만적인 전통이 생겼다. 사진은 19세기 뮌헨 지역에서 만든 금도금 유리컵이다.

종 모양이고 치마에 추가 달린 것도 있어 종 수집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사랑이 충만한 가정의 달 5월이면 생각나는 물품이다.

경북대 의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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