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80원대를 돌파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해외 주식이나 달러예금 투자자, 수출 기업들은 환율 급등 소식을 반겼지만 환전을 앞둔 여행객, 유학생 학부모들은 울상이다.
지난주 기대했던 미중 무역합의가 미뤄지면서 13일 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1,177.0원)보다 10.5원 오른 1,187.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180원을 넘은 것은 2017년 1월 16일(1,182.1원) 이후 처음이다.
달러 투자자들은 환율 급등에 반색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A씨는 지난해 말 재무설계사 추천에 따라 시중은행의 달러예금에 가입했다. 1년 만기에 연이자 2.5% 조건으로, 현금 1천만원을 당시 환율(1,120원)에 바꿔 8천900여 달러를 샀다. 이를 최근 오른 환율(1,180원대)로 환산하면 원화로 50만원 넘게 예금이 불어난 상황이다. 여기에 연이자까지 더하면 실제 수익률은 약 7.5%가 될 전망이다.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환율 급등 소식은 반갑다. 원화 약세가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대구 동구에서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B사는 "미국 시장 경쟁자가 중국과 일본 업체들인데 환율이 오르면 가격 면에서 상대적 이점이 생긴다"며 "최근 국내 수출이 부진한 이유 중 하나가 환율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환율이 1천200원까지는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미국 유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입장에서는 환율 인상 소식이 달갑지 않다. 지난 2월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떠난 딸을 둔 C씨는 "매달 50만~100만원 정도를 생활비 명목으로 보냈는데 환율이 올라 고민"이라며 "환율이 더 오를 것 같아 한 학기 내내 쓰라고 지난주 200만원을 환전해 한꺼번에 보냈다. 1년 뒷바라지에 1천만원 정도 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부담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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