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서 '크로스오버'와 '퓨전'이란 용어가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가끔 이를 혼동하여, '크로스오버'를 '퓨전'으로, '퓨전'을 '크로스오버'로 혼용하는 경우가 있다.
첼리스트 요요마가 '바비 맥퍼린'과 재즈를 연주하고, 로얄 필하모니가 '비틀즈'의 팝을 연주하며, 베를린 필하모니가 '스콜피온스'의 하드록을 연주한다. 또 반대로 락그룹이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하기도 하고, 현악사중주 크로노스 콰르텟이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 사운드를 묘사해 연주하는 등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섞여서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이는 '크로스오버'로서 원뜻인 '가로지르기'라는 하나의 문화현상을 말한다. 그 특징은 하나를 기반으로, 다른 하나를 받아들이는 형식이라서 서로 다른 장르(클래식과 재즈, 국악과 재즈)를 결합해도 본래의 정체성은 유지된 상태에서 새로운 음악이 만들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에 반해 '퓨전'은 여러 장르가 화학적 결합으로 탄생되기 때문에 본래의 정체성을 상실한다는 점이 크로스오버와 다른 점이다. 따라서 퓨전은 결합 이전의 정체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새롭게 탄생한 새로운 음악이 더 중요시 되는 것이 그 특징이다. 이렇듯 비슷한 듯하나 그것이 가지는 가치와 느낌이 다른 말들을 우린 종종 혼동하고 혼용하여 사용할 때가 많다.
말에도 이런 구분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생각해본다. 필자는 말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잘 안다. 그래서 속담 중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 말을 가장 좋아하고 인생의 지침으로 삼아 살고 있다.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 중 자녀들이 친구네 집에 다녀오면 부모가 묻는 말이 '그 집 잘 살아?'라는 말이다. 우린 쉽게 '잘 산다'의 기준을 부의 척도로 판가름할 때가 많다. 하지만 부자라고 잘 사는 것은 아님을 우린 뉴스나 드라마 등의 매스컴에서 쉽게 엿 볼 수 있다. 그리고 성공과 행복도 비슷한 것같지만 다른 차원의 단어임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어떤 경기나 대회에 나가면서 서로 격려하는 말로 '잘하자!, 실수 하지마!'라는 말을 자주 쓴다. 이와 비슷한 경우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에 서로 격려하며 잘 쓰는 말이 '즐기자!'라는 말을 자주 쓰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작은 단어의 차이지만 그 속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와 의식의 가치관은 분명 다르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단어들을 우린 내뱉으며 살지만 결국 나의 가치관과 의식이 말로 표현되고 그것은 나와 나의 주변에 영향을 주고, 한 사회의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산다면 좀 더 나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현동헌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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