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냉장고 앞에서 맥주 때문에 결정장애를 겪어본 일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여러나라 여러종류의 맥주가 수입되고, 국산 맥주도 다양한 라인들을 출시하고 있어서다. '오늘도 마십니다, 맥주'는 수많은 맥주 사이에서 자신만의 맥주를 찾고 싶어하는 사람, 맥주를 깊이 이해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맥주 교양서'다.
◆어떤 기준으로 맥주를 고를까
'에일 맥주', '라거맥주', '페일에일 맥주'…. 브랜드도 종류도 많다. 그렇다면 이 중 '맛있는 맥주'는 어떤 맥주일까. 지은이는 세상에 맛있는 맥주에 대한 유일한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못난 맥주는 다 비슷하지만 훌륭한 맥주는 저마다 이유가 다르다"고 말했다.
책은 나만의 맥주를 고르는 가이드를 제시하면서 인류 역사와 맥주가 걸어온 길과 오늘날 맥주 산업 현황같은 맥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도 전한다. 맥주 한 잔을 하며 나눌 수 있는 낭만적인 이야기와 맥주에 대한 환상을 깨트리는 이야기도 담고 있다.
처음은 맥주의 재료와 제조공정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라거와 에일이 어떻게, 왜 다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조 방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손쉽게 얻은 맥주라 할지라도 그 나름의 과정이 있다. 어쩌면 쓸모없다고 생각했을 맥주의 생산방법은 맥주 스타일을 이해하는 최소한의 정보가 된다.
맥주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두 번째 파트에서 이어진다. 다른 맥주 관련 책에서는 간략하게 다룬 역사를 조금 더 세밀하게 다뤄 길고 긴 맥주 역사 속에서 맥주라는 술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러면서 맥주가 얼마나 오랜 시간 숙성되어 오늘을 만들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시중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맥주를 스타일별로 다루었다.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맥주 스타일을 기본으로 하지만,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면 인접한 카테고리로 분류해 비슷한 맥주를 한눈에 살피기 쉽다. 게다가 추천 맥주를 덧붙여 관심 있는 맥주 스타일을 시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아무 맥주'가 아닌 나만의 맥주
중세 시대 전염병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고 사순절 수도사들의 허기를 채워주던 맥주는 현재 우리의 지친 오늘을 달래주고 있다. 집 앞 편의점에만 가도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만날 수 있는 지금 거기서 거기, 다 똑같은 맥주라는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맥주의 시작은 모를지언정 맥주 스타일은 알아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오늘을 구해낼 맥주를 찾아야 한다는 것. 라거와 에일이라는 선택지에서 홉과 아로마의 강도를 따지고 오늘 먹을 음식과 어울리는 맥주 스타일을 고르는 일은 곧 내일의 기분을 만든다.
맥주를 고르기 위한 실전편은 마지막 파트에 등장한다. 집에서 맥주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팁과 테이스팅 방법에 대해 엮었다. 다양한 맥주잔, 적절한 맥주 온도, 청결 상태 등에 맥주와의 만남을 준비하는 단계, 맥주의 풍미를 느끼는 순서와 테이스팅 실전에 대해 알려준다. 여기에 지은이의 인생 맥주 'BEST 6'와 테이스팅 노트도 소개한다.
지은이는 보통의 맥주 애호가에서 시작해, 지금껏 650여 종의 맥주를 시음한 테이스팅 노트, 맥주를 즐기는 노하우와 다양한 정보로 6년간 블로그를 운영하며 '맥주 아무거나'가 아닌, 자신만의 맥주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프로 맥주 애호가로 거듭났다. 그만큼 전문가가 아닌, 보통의 맥주 애호가에게 와 닿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는 맛있는 맥주를 알려달라는 친구와 동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맥주에 얽힌 저마다의 사연을 이해하면 맥주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고 믿는 한 사람으로, 오늘도 새로운 맥주를 찾고 마시고 쓰고 있다.
이 책에는 무수히 많은 맥주 이야기와 스타일이 열거되어 있지만, 맥주의 모든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만 알아도 '아무 맥주'나 찾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알아 두면 쓸모 있는 충분한 맥주 정보이자 맥주 이야기다. 맥주 애호가가 써내려간 맥주 이야기를 읽다보면 시원하고 맛있는 맥주 한 잔이 간절해질 것 같다. 280쪽, 1만4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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