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구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한창이다. 그리고 가을에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우리 도시가 그저 좋은 작품들을 불러 모으는 것을 넘어 직접 오페라와 뮤지컬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충분한 인적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대형 오페라와 뮤지컬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창작자를 비롯하여 연출부, 프로듀서, 무대감독, 세트 제작, 조명, 음향, 영상, 의상, 분장 등 참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예술인력들이 필요하다.
한 도시가 음악극을 만들기 위한 인적 자원을 길러내고 그 수준을 유지하고 또 발전시켜 나가면서 견고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음악극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 이것이 우리 도시가 가진 커다란 매력이다. 대구는 오페라와 뮤지컬을 긴 시간 제작하면서 음악극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들을 충실하게 만들어왔다. 이제 앞으로의 문제는 그 그릇에 어떤 음악극을 담을 것인가? 라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는 몇 해 전부터 판소리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다. 오페라와 뮤지컬에 판소리를 접목하는 시도도 꾸준히 하고 있다. 판소리 외에도 현대무용과 현대미술, 발레와 아프리칸 음악, 재즈와 한국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감상하며 이해의 폭을 넓히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가진 예술적 역량을 음악극이라는 그릇에 잘 녹여낸다면 세계 어느 도시도 만들 수 없었던 대구만의 특색을 가진 작품들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음악극은 기본적으로 장르 통합적인 예술분야이다. 문학과 음악은 기본이요 연극, 무용, 미술 등 다양한 예술 장르가 함께 모여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 현대의 음악극은 어떤 정형화된 형식미를 따르는 것을 넘어 더욱 다종다양한 장르들과의 결합을 통해 새롭고 신선한 모습의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음악극을 사랑하는 예술가들이 자신의 분야를 넘어 다양한 장르에 대해 이해하고 서로 융합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꼭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생각으로 마음이 맞는 예술가들이 모여 '대구음악극연구회'를 시작하게 됐다. 오페라 제작자, 극작가, 연출가, 작곡가, 안무가. 지휘자, 소리꾼, 기획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대구 음악극의 미래를 함께 모색하기 위해 정기적인 연구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앞선 세대의 선생님들과 선배님들이 다른 도시는 가지지 못한 멋지고 견고한 인프라를 만들어 주셨기에 우리 세대가 그 다음 행보를 고민해 볼 수 있는 것 같다. 함께 잘 고민해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우리 대구만의 개성 있는 음악극들을 시민들에게 소개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손호석 극작가·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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