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덕군, 탈원전·태풍 겹고통…문화관광·리모델링 수준 복구로 정면 돌파

어두운 터널 지나는 영덕군, 활로 찾기 총력
스토리 무궁무진…문화관광산업에 미래 걸어
태풍피해 복구에 1천200억원 풀려 체감경기 ‘업’
신재생에너지로 눈돌려 성장동력 한 축으로 집중

완공 14년을 맞이한 영덕군 영덕읍 창포풍력단지 내 풍력발전기가 오른쪽 산등성이를 따라 줄지어 서 있다. 영덕군 제공
완공 14년을 맞이한 영덕군 영덕읍 창포풍력단지 내 풍력발전기가 오른쪽 산등성이를 따라 줄지어 서 있다. 영덕군 제공

영덕은 최근 몇년 사이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다. 지난 2016년 말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고속도로가 없었던 영덕은 새로운 희망가를 부르며 2017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2017년 하반기 탈원전 혼란과 2018년 10월 태풍피해, 그리고 전반적인 소비침체 등으로 다시 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영덕군은 문화관광·태풍피해 복구·친환경에너지를 지렛대로 재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에선 올 상반기부터 빛과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탈원전과 태풍 '겹고통'

2017년 하반기 현 정부의 원전백지화 정책은 지난 2010년 쇠락해가는 영덕을 살리기 위해 국책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차악'으로 선택했던 원전발 개발경기의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원전 백지화 이후 부동산 경기는 얼어붙었고 영세 건설업자들은 일감이 줄어 전전긍긍했다. 빚을 내 사업을 원전발 경기에 베팅한 사람들은 1, 2년 내 부도가 날 것이라는 괴담마저 돌았다. 일부에선 원전 재추진을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해 10월 태풍 콩레이가 다시 한번 영덕을 할퀴고 지나갔다. 엎친데 덮친격이 딱 맞는 말이었다. 이틀간 314㎜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수백 대의 차량이 잠기고 오십천에 정박했던 일부 소형 선박이 떠내려갔다. 4만 명도 안되는 인구 중 임시 대피 인원만 2천200명에 육박했다.

◆문화관광에 미래 걸다

영덕군은 '굴뚝 없는 산업 문화관광'에 미래를 걸었다. 고속도로와 철도가 개통되면서 영덕의 이야기와 볼거리, 즐길거리를 잘 꿰면 먹거리 산업으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덕군이 내놓은 통신사의 빅데이터 분석에 바탕을 둔 관광객 추정 통계(한국관광공사 기준)에 따르면 2016년 영덕군을 찾은 관광객은 569만여 명이였다가 고속도로가 개통된 후 2017년에는 984만여 명으로 폭발했고 지난해엔 1천44만여 명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1천만 명이 1인당 5만원만 영덕에서 쓴다고 가정한다면 5천억원의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추정할 수 있다.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완공되고 향후 영덕~삼척 고속도로와 철도가 개통되면 영덕의 관광자원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관광객 증가도 중요하지만 그들을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느끼고 즐기고 체험하는 관광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영덕군은 영해의 만세운동이 이뤄졌던 주변을 문화관광부의 근대문화역사거리 사업에 응모했다. 또한 영해동학혁명, 신돌석 장군, 3·18만세운동, 그리고 장사상륙작전 등 무궁무진한 역사에 대한 스토리텔링 사업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수년 전에도 대구의 김광석 거리나 중구 근대골목 투어 등의 성공에 감명을 받고 관심을 가졌다. 유명 역사강사가 영덕을 '흙속의 보배'라고 비유하는 것을 듣고 좀 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수준 복구

영덕에선 지난해 태풍 콩레이 피해 공공부문 복구에만 1천235억원이 풀린다. 단순한 원상복구가 아닌 더이상의 피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설계해 대비하는 '개선복구'이다.

현재 영덕군 곳곳에서는 도로·하천·수리시설·사방 등 총 200여 건의 공공시설물에 대한 피해복구 공사가 한창이다. 복구사업이 영덕의 체감경기를 높이는데 가장 큰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복구 사업에는 강구면 화전천 정비와 우수저류지 증설 등을 중심으로 한 '화전지구단위 종합복구 사업'이 포함됐다. 또 강구2·3리 경사지 정비와 개선, 영덕읍 전통시장·우곡리 침수지역 개선, 축산면 축산리 침수지역 개선·복구 등 피해가 심했던 6곳 정비에 700억여원의 복구비가 집중 투입된다.

◆신재생에너지도 한축

영덕군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공식화된 후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눈을 돌렸다.

영덕군은 먼저 공모사업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영덕군은 산업통상자원부의 '2019년 신재생에너지보급 융·복합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100억원을 확보했다.

해당 가구들은 3㎾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경우 567만원(90%)을 보조받고 63만원(10%)만 부담하면 된다. 영덕군은 내년과 2021년에도 해당 사업에 계속 응모할 계획이다.

앞서 영덕군은 지난해 6월에도 경북도·경북테크노파크·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기술 등과 함께 경북컨소시엄을 구성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해상풍력 실증단지' 공모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실증사업의 사업비는 40억원이며 내년까지 사업성과 주민수용성이 확보된다면 향후 민자 5천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5천억원 짜리 또다른 육상풍력도 사업추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GS에너지과 지역 풍력사업자가 공동으로 영덕 남서쪽 산림지대에 대규모 풍력발전사업허가를 받은 상태이다. 주민들 상당수의 동의를 받아 영덕군의 개발허가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또한 영덕군은 2조원대 신재생에너지융복합단지에 마지막 방점이 찍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인 원전 추진과 백지화로 영덕군이 입은 피해가 만만치 않다고 주장하며 정부에 신재생에너지융복합지구로 지정해 줄것을 건의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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