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서 다 드러내지 못한 감정을 집 기둥을 흘러내리는 설치작품으로 재현해 보았다."(최원규 작가)
"우리가 쓰는 언어는 감정 표현에 매우 불편하다. 이에 부드러운 언어체계에 대한 고민 끝에 모르스 부호를 이용한 미디어아트를 구상했다."(류은미 작가)
"현대인들이 근심과 걱정으로 느끼는 두려움을 이불과 커튼에 바퀴벌레를 수놓아 표현해 보았다."(임혜지 작가)
"일상의 경험에서 인간 존재는 언제나 취약하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그 취약성을 극복해보려고 했다."(이규진 작가)
융복합청년예술의 공간 수창청춘맨숀이 올해 3분기 기획전시로 'Inside Out'(안팎을 뒤집어)를 주제로 공모를 통해 뽑힌 청년작가 15명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Inside Out'은 겉과 속을 뒤집어 감춰진 내부를, 혹은 인간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본다는 의미로 작가들은 각자 4가지 심리적 주제를 갖고 이를 풀어내고 있다.
인간의 심리를 드러내는 미적 작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19세기 말 상징주의가 사회의 급진적 변화 속에서 상상으로 통해 정신적 피정을 추구했다면, 20세기 표현주의는 인간이 느끼는 심리에 주목했고, 초현주의는 현실과 몽상이 중첩된 새로운 리얼리티를 탐구하려는 모색이었다.
그렇다면 21세기 청년작가들은 인간의 심리 또는 내면세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 걸까?
이에 대해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강효연(누스페어 동시대미술연구소장) 씨는 "이전 미술사에서 소개된 것과는 다르게 시대적 변화를 느꼈을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줌으로써 과학의 발달과 함께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실존적 불안을 작품으로 구현해 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드러난 작가들의 심리는 실험적인 설치작품, 자연을 이용한 유기적인 형태의 미디어, 인간 심리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회화 등으로 인간의 내면세계를 다채롭게 재현했다.
작품 이해를 돕기 위해 방법론적 제안으로 작가들의 작품은 4가지 형태로 나뉜다.
첫 번째로 김원진은 기억의 자취를 쫓으며 실험적 작품을 소개하고, 박현철은 가죽 같은 재료를 사용해 대상을 추상적인 형태로 구축하거나 파편화하며, 최원규는 심리적 갈등을 구현하고 있다. 김가을은 추상을 갖지만 유기적 형태를 통해 자연과 하나 되려는 인간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두 번째로 임혜지는 심리적인 공간을 표현해 냈으며, 이규진은 몸이 지닌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소개하고, 이채은은 사회구조 속에서 개인을 자극하는 요소들을 묘하게 드러내는 회화 영상 설치를 선보이고 있다. 김안나는 현실계와 상상계가 만나는 꿈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며 빛과 음악을 활용해 공간을 연출하고, 박진아는 설치 퍼포먼스로 소통의 공간에 의미를 부가한다.
세 번째로 류은미는 타인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혹은 어떤 환경에서든 트라우마를 기억해 내 현실의 풍경을 영상기법으로 기록하며, 이우수는 오감으로 기억되는 과거의 느낌을 자개경대, 땋은 머리등과 같은 오브제와 영상물을 통해 환기시키고, 림유는 '지금 여기'라는 장소 혹은 장면들을 중첩해 추상화하고, 이경민은 자신을 둘러싼 풍경이 내적 혹은 외적 요소로 이루어진 세계라고 믿고 감각적인 표현주의 그림을 보여준다.
마직막으로 오승언은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천이 잘려 없어진 옷을 대상으로 소비사회를 비판하고, 김찬미는 다양한 사물을 포장 재료로 랩핑해 감춰 알고 있는 것과 가려진 것 사이의 긴장감을 통해 진실에 다가서고자 한다. 전시는 9월 29일(일)까지 문의 053)252-2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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