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아트피아(관장 김형국)가 2019 아카데믹한 공연문화 조성 첫 사업으로 4월부터 7월 초까지 9회에 걸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시리즈'를 펼쳤다. 영남대 피아노과 이미연 교수가 이번 시리즈의 예술감독을 맡아 국내외 정상급 피아니스트로 출연진을 꾸렸다.
서울대 교수 아비람 라이케르트, 중국 베이징중앙음악원 교수 윤지예 첸, 성신여대 교수 정재원, 창원대 교수 이주은 그리고 연세대 교수 유영욱과 김영호, 대구의 최훈락, 영남대 교수 이미연과 여은영이 베토벤이 남긴 32개의 피아노 소나타를 3,4개씩 나누어 연주한 대장정이었다.
'베토벤이라는 위대한 작곡가의 잘 알려진 작품들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이미연 예술감독은 이 어려운 과제를 각 연주자가 가진 역량에 어울리게 잘 분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거운 주제의 음악회에 과연 관객들이 호응할까?'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든 생각이었다. 베토벤은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고, 사랑받는 작곡가이지만 이처럼 대형 프로젝트를 펼치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

공연장 입장에서는 성과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점점 가벼워지는 지역 예술계 흐름에, 기본에 충실한 공연을 제시하고 미래지향적 공연문화를 만든다는 점에서, 무거운 공연도 필요하다. 이는 공공극장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연을 기획한 수성아트피아는 큰 용기를 냈다고 본다.
상당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 공연마다 혼신을 다한 피아니스트들의 연주에 관객들은 환호로 화답했다. 무겁게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관객과 음악계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경쾌하게 막을 내린 셈이다.

이번 시리즈의 첫 스타트를 끊은 아비람 라이케르트의 월광 소나타는 아름답고 깊이 있는 소리가 돋보인 1악장과,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3악장의 대조가 감동적이었다. 윤지예 첸은 화려하면서도 경쾌하게 난곡들을 거침없이 질주했다. 특히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에 빛나는 이미연은 예술감독의 역할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깊고 풍부한 음악을 통하여 경건한 베토벤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유영욱은 '한국의 베토벤'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모든 소나타의 완벽한 해석과 완성도를 보여줘 듣는 이의 탄성을 자아냈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한 김영호는 고도의 집중력으로 시종일관 돋보이는 연주를 펼쳤다. 마지막 32번 소나타에서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소리로 관객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앙코르로 쇼팽연습곡 '이별'을 연주하며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전국적으로도 공공극장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시리즈를 기획, 연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 할 수 있었던 것은 대구예술의 뿌리가 깊고 넓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멋진 프로젝트를 기획한 수성아트피아의 의지가 빛났다. 예술감독을 맡아 뛰어난 역량으로 어려운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완성한 피아니스트 이미연 교수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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