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외면한 채 25일 미사일 2발을 발사하는 등 잇따른 군사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다음달 초 진행하는 군사 연습이 끝날 때까지 북한은 무력시위를 이어가며 대미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25일 새벽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로 단거리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은 이번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430㎞로, 고도 50여㎞로 날아가 지난 5월 9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미사일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단거리 미사일 2발 중 1발은 690여㎞를 비행해 새로운 형태로 보인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 역시 종전과 마찬가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하에 진행됐을 것으로 보이며, 북한 매체가 26일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둘러보고 "작전 전술적 제원과 무기 전투체계들"을 파악했고, 이 잠수함은 동해 작전 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며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전했다.
이번 발사는 김 위원장의 잠수함 시찰 이틀 만에 이뤄진 것으로, 잠수함 시찰은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23일(북한 보도날짜 기준) 만에 나온 첫 군사 행보다.
북미 정상이 판문점 회동(6.30)에서 2∼3주 안에 비핵화 실무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북한이 이 약속을 깨고 잇단 군사 행보에 나선 것은 다음달 초 예정된 한미 군사 연습에 대한 대응의 성격으로 보인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제재 완화 대신 안전 보장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상황에서 안전 보장의 1순위라고 할 수 있는 한미 군사 연습부터 중단시키라는 속내로 분석된다.
또 북미 간 비핵화 실무 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며 안전 보장 요구를 의제화하려는 기싸움으로도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는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대신, 미국이 '도발'로 간주하지 않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북미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려는 뜻도 보여줬다.
한편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를 통해 긴밀한 상황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상황 발생 즉시 국가안보실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한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러시아, 중국에 이어 오늘은 북한까지 대한민국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장밋빛 평화 환상에 취해 어설픈 대북 행보에만 매달린 동안 외교, 경제, 국방까지 모두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또 "한미연합훈련에서 북한의 심기를 살피느라 동맹이란 글자마저 빼버린 정부에 대한 북한의 응답이자, 정부가 자신한 평화협정의 결과물"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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