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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시사로 읽는 한자] 曾子殺猪(증자살저)와 曾參殺人(증삼살인) : 거짓과 믿음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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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고려대 사학과 초빙교수
김준 고려대 사학과 초빙교수

증삼(曾參)은 공자의 제자이다. 뛰어난 인품과 학식으로 후에 증자(曾子)라 불렸다. 증자(曾子)가 돼지를 잡았다(殺猪)는 증자살저와, 증삼(曾參)이 사람을 죽였다(殺人)는 증삼살인은 그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루는 아내가 시장에 가려고 나섰는데 어린 아들이 따라가겠다고 보챘다. "장을 보고 와서 돼지를 잡아주마"라고 아들을 달랬다. 장에서 돌아오니 증자가 돼지 잡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내는 아이를 달래려고 한 농담이라며 말렸다. 그러자 증자가 말했다. "어린아이들은 판단력이 없소. 농담을 하면 안 되오. 부모를 따라하고 배우오. 아이를 속이는 것은 사람 속이는 것을 가르치는 것과 같소. 아이는 엄마를 믿지 않을 것이요." 그리고 돼지를 잡았다. 말한 대로 해야 한다는 믿음의 도리를 일깨워 주는 이야기다.

그런데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말해주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증자가 사람을 죽였다는 증자살인(曾子殺人)에 얽힌 고사이다. 증자와 이름과 성이 같은 일족이 사람을 죽였다. 증자로 착각한 어떤 사람이 증자의 어머니에게 "증삼(증자)이 사람을 죽였어요"라고 일렀다. 어머니는 그럴 리가 없다며 베 짜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조금 후에 다른 사람이 찾아와 증삼이 살인을 했다고 알렸다. 어머니는 여전히 그 말을 믿지 않고 계속 베를 짰다. 잠시 후 또 다른 사람이 찾아와 똑같은 말을 하자 증자의 어머니는 두려워서 베틀의 북을 던지고 담을 넘어 도망쳤다고 한다. 여러 사람이 같은 말을 하니 어머니도 자식을 믿지 못하게 된 것이다.

선거철이 가까워지니 정치인들이 공언(空言)을 반복한다. 속는 줄 알면서도 믿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이다. 일본이 반복적으로 한국을 거짓으로 비난한다. 세계인들이 믿을까 두렵다. 일본에게 증자의 신(信)을 바라기는 난망한 듯하다.

고려대 사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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