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가지 없는 경북 울진 관광

‘여름 한철 장사 NO’ 상인들 바가지 근절 결의
자릿세 없애고, 생필품 판매도 일반 편의점 수준으로 낮춰

경북 울진군 근남면 망양정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경북 동해안의 청정 바닷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울진군 제공
경북 울진군 근남면 망양정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경북 동해안의 청정 바닷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울진군 제공

경북 울진군 상인들이 스스로 바가지 요금 근절을 외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연일 30도를 넘는 땡볕을 피해 떠나는 여름 휴가란 직장인과 학생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시간이다.

특히, 경북 동해안은 청정 바닷가와 물 맑은 계곡이 많아 국내 여름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국내여행을 떠나자니 올해도 여기저기 불거져 나오는 바가지 요금이 걱정이다.

수십만원을 넘는 숙박비와 평소의 몇 배나 달하는 생필품 가격 등 피서지에서 바가지 상술을 만날 때면 휴가를 떠나며 들떴던 마음도 금세 사그라들게 마련이다.

이런 가운데 울진지역 피서지 상인들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목되던 해수욕장 자릿세와 소위 '한철 특수'라고 불리던 높은 판매가격을 없앴다.

울진에는 북면 나곡해수욕장, 죽변면 후정·봉평해수욕장, 근남면 망양정해수욕장, 기성면 기성망양·구산해수욕장, 후포면 후포해수욕장 등 총 7개의 지정 해수욕장이 있다.

이중 망양정해수욕장과 후포해수욕장은 자릿세 명목의 이용료와 인원에 관계없이 모두 무료이다.

울진군 근남면 망양정해수욕장 입구에 쓰인 이용료 무료 안내 표지판. 텐트 자릿세 등 국내 여행지의 고질적 바가지 요금을 아예 없앴다. 신동우 기자
울진군 근남면 망양정해수욕장 입구에 쓰인 이용료 무료 안내 표지판. 텐트 자릿세 등 국내 여행지의 고질적 바가지 요금을 아예 없앴다. 신동우 기자

국내 유명 관광지의 높은 자릿세가 매년 문제점으로 불겨지자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기본적인 관리비를 자체 부담하기로 하고 이용료를 과감히 없애기로 한 것이다.

나머지 해수욕장도 10인 미만의 경우 1만원, 10인 이상은 1만5천원으로 무척 저렴하다.

이 돈은 관광객들이 버리는 쓰레기 처리 비용과 화장실 청소비, 수도세 등에 쓰인다.

피서지에서 판매되는 물이나 컵라면 등의 가격도 일반 편의점과 거의 동일하게 받기로 했다. 매장 설치비와 발전기 사용 등 부대비용을 감안해 품목마다 100~500원 차이다.

울진의 해수욕장에서 바다매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예전보다 관광객들이 너무 많이 줄었다. 해외여행이나 워터파크 등 유행이 변화한 것도 있지만 한철 특수를 노린 바가지 상흔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라며 "서비스를 개선해 국내여행이 훨씬 저렴하고 편하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고 했다.

안병윤 울진군 해양수산과장은 "지역경제 분위기 등을 고려해 편의시설 사용요금을 지난해부터 동일하게 운영 중이다. 친절 배가운동으로 다시 찾고 싶은 해수욕장, 사고 없고 바가지 요금 없는 해수욕장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울진지역 해수욕장은 18일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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