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름휴가 계획을 취소한 뒤 이달 말 홍콩 여행을 계획했던 A(41) 씨는 다시 여행을 취소해야 할 지 고민에 빠졌다. A씨는 "여행 후기를 검색해 보니 '시위대만 잘 피해 다니면 괜찮다'고 해서 그냥 가볼까 했는데, 어제 공항 마비 사태를 보고 무서워졌다. 일본 대신 가까운 홍콩을 선택했는데 괜히 격화된 시위에 휘말릴까 걱정된다"고 했다.
반중국 시위대의 기습 점거로 홍콩국제공항의 항공편 운항이 이틀째 전면 중단되면서, 휴가철 여행객들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애초 여행업계는 '일본여행 보이콧' 이후 거리가 가깝고 미식여행을 즐기기 좋은 홍콩 여행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시위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되자 여행 수요 위축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13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홍콩공항은 이날 오전 6시쯤부터 탑승 수속을 재개했다. 하지만 오후부터 검은 옷을 입은 수백명의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공항 출발장 체크인 구역으로 몰려들어 게이트를 봉쇄했으며, 체크인 업무가 사실상 중단됐다. 결국 홍콩공항은 이날 오후 4시 30분 이후 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현지에서는 아직 항공편 결항이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홍콩으로 들어가는 항공편에 대한 착륙은 허용됐다. 13일 오후 1시 40분쯤 대구공항을 출발해 홍콩으로 향할 예정이던 티웨이항공 TW117편도 9시간가량 지연됐다.

지난 9일부터 한국에 체류 중인 홍콩시민 맨디 콴(27) 씨는 "평소 이용객이 많은 공항인데 홍콩을 찾는 세계 각국 사람들이 피해를 당할 것 같아 걱정스럽다"면서 "도심 곳곳에서 반중국 시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홍콩공항이 폐쇄된 것은 전례가 없었다"고 걱정했다.
업무차 홍콩공항을 자주 경유한다는 대구 시민 B(34) 씨는 "거리 시위야 그러려니 했지만, 공항 폐쇄는 사안이 다르다"며 "일정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당분간 홍콩은 피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반중국 시위대와 경찰의 물리적 충돌이 거세지자 시위대 측은 당국의 과도한 무력 진압에 항의하는 의미로 "당분간 홍콩에 오지 마라. 홍콩은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하는 메시지를 제작해 SNS로 배포하고 있다. 해당 메시지에는 관광객이 많은 홍콩 내 지하철역에서 최루탄을 쏜 경찰과 시민들을 폭행하는 친중국 갱단의 모습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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