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8년째 계속되고 있는 광복 기념 포항 신광면민 축구대회

광복 이후 47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전국 면 단위 유일

광복을 기념하는 시골마을의 축구대회가 68년째 계속되고 있다.

68회 경북 포항시 신광면 광복축구대회 참가 선수들이 입장,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광면사무소 제공
68회 경북 포항시 신광면 광복축구대회 참가 선수들이 입장,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광면사무소 제공

포항시 북구 신광면 주민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 마을은 조국 광복의 기쁨을 후대에 남기고자 광복 2년 뒤인 1947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 면민 친선축구'라는 이름으로 축구대회를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주축은 고(故) 이희욱'차인수씨 등 당시 청년들이었다.

지금은 이 대회가 신광면민뿐 아니라 포항시민의 자긍심이 됐고, 출향인들도 자녀와 함께 고향을 찾아 참가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이렇다 보니 이 대회는 가족, 친지, 고향 친구들을 만나는 화합의 장이 되고 있다.

면 단위에서 광복절 때마다 모든 면민과 출향인이 모여 축구를 통해 광복을 기념하고 화합을 다지는 축구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신광면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올해도 13일부터 15일까지 신광중학교 운동장에서 면민들과 출향인사 등 2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광복 74주년 기념 제68회 면민 친선 축구대회 및 민속경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경북 포항시 신광면 광복축구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운동장을 누비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신광면사무소 제공
경북 포항시 신광면 광복축구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운동장을 누비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신광면사무소 제공

축구대회는 신광면 22개 마을 중 18개 마을에서 23개 팀이 참가해 3일간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축구뿐 아니라 윷놀이와 팔씨름, 한마음대축제 등 모든 면민과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종목도 함께 펼쳐진다.

특히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열린 올해 대회에서는 모든 참가자가 태극기 퍼포먼스와 만세 삼창으로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나라의 소중함을 한 번 더 생각하는 등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박민걸 신광면체육회장은 "이 대회를 통해 신광인 모두가 하나가 되고 선조들의 뜻을 이어 고향을 더 사랑하고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복축구대회 초대 회장을 맡았던 서수구(71) 씨는 "한일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광복축구대회를 열게 돼 마음이 더욱 무겁다"며 "조국 광복의 기쁨을 기리고 축구를 통해 면민의 하나된 애국심을 보여주기 위해 시작한 이 대회가 후대에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극일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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