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대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 설립된 중등교육기관인 사립 동화학교(東華學校) 제1회 졸업식에 인근 중등교육기관인 협동학교(協東學校)에서 축사를 한 문서가 발견돼 우리나라 근대 교육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 교육자료는 조원경 (사)나라얼연구소 이사장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동화학교 제1회 졸업식 때 협동학교에서 축사를 한 문서이다.

이 졸업식 축사는 '역사가 있는 이 나라 잃은 슬픔이 너무나 깊고 눈물이 줄줄 흘러 내린다.(중략) 이 마을에 어른들의 남겨진 유업에 따라 우뚝선 학교가 있구나. 훌륭한 스승이 눈물과 피로 길을 가르쳐 주고 여러분은 4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 과업을 수료했네. 계절은 청하절(음력 4월)에 예식을 거행하니 사방에서 선비들과 여인들이 몰려와 박수를 치고 갈채를 보낸다.(중략) 임진년(임진왜란)을 생각해보니 나라를 다시 구한 것도 조상의 은택이다. 제군들아. 조상들을 잊지 말아라. 공을 세우고 이름을 날려 세세로 복을 두텁게 해야 하니 명가들의 후예들아! 진실로 그 임무가 막중하다. 끝없이 기도하고 기도하겠다' 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축사를 한 협동학교는 안동지역 최초의 근대식 중등교육기관으로, 1907년 유인식, 김후병, 하중환의 발의로 안동군 임하면 천전에 설립된 3년제 중등교육기관으로, 1918년까지 제5회 졸업식을 가졌고 1919년 학생들의 임동면 만세운동 참여로 일제에 의해 결국 문을 닫았다.
조원경 이사장은 "이 축사는 청년 계몽운동의 일환으로 애국애족 정신으로 설립 된 두 학교가 교류하면서 졸업식 축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일제로부터 나라를 구하기 위해 그 임무가 막중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동현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학예연구사는 "협동학교는 안동의 의성 김씨 문중 집성촌에, 동화학교는 풍산 류씨 집성촌인 하회마을에 각각 설립됐다"면서 "동화학교 제1회 졸업식에 협동학교에서 축사를 해 준 것으로 볼 때 당시 안동지역의 근대식 학교간의 교류와 관계가 긴밀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교육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 축사로 볼 때 동화학교 제1회 졸업식이 언제인지 정확한 날자가 기록되어 있지 않다.
동화학교 설립연도에 대해서 동아일보(1927년 3월 13일자)에는 안동군 풍남면 화회동에 1910년 설립되었다고 기사화되어 있다. 하지만 다른 일부 자료에는 1909년 남명학교(1905년 가곡에 설립된 초등교육기관)가 동화학교에 편입되었다고 기록도 있다.
또 안동 출신 독립운동가 권오설(1987~1930)이 동화학교 출신인데,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에는 권오설이 16세인 명치(明治) 45년(1912년) 4월 본교 1학년 과정을 수료했다는 수업증서(제 14호)가 있다.

류한욱 하회마을보존회 이사장은 "풍산 류씨 문중 자손을 위한 강학소가 1900년대 이르러 동화학당이란 이름으로 운영하다가 1914년 사립학교 정식 인가를 받아 사립 동화학교로 개칭했다"면서 "이 학교는 1917년 제1회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졸업생 수는 정확히 알수 없으나 졸업증서 제 1호는 광복후 풍남국민학교 초대 교장을 역임한 류시윤이다"고 했다.
그는 "1919년 3·1만세운동이 시작되자 학생들과 인근 애국지사들이 학교 운동장에 있는 소나무 나래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일으켰고, 이 때문에 일제에 의해 폐쇄해 이후 풍남공립보통학교로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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