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폼페이오는 독초" 北리용호의 막말비난…북미협상 '먹구름'

리용호-폼페이오, 유엔총회 계기 만나도 성과 불투명…실무협상 재개도 늦어질 듯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23일 자신의 카운터파트로 여겨지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향해 "독초"라는 등 막말 비난을 퍼부어 북미 비핵화 협상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리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은 내달 유엔총회 계기에 뉴욕에서 만나 고위급회담을 열 것으로 예상돼 왔는데 이 또한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 담화에서 최근 폼페이오 장관이 "강력한 제재"를 언급한 미 언론 인터뷰를 "망발"로 규정하더니 "개꼬리 삼년 두어도 황모 못 된다고 역시 폼페이오는 갈데 올데 없는 미국 외교의 독초"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라고 맞대응을 천명한 뒤 "족제비도 낯짝이 있다는데 어떻게 그가 이런 망발을 함부로 뇌까리는지 정말 뻔뻔스럽기 짝이 없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아울러 폼페이오 장관을 향해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판단력이 결여되어있고 조미협상의 앞길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꾼"이라고 악담을 쏟아냈다.

리용호 외무상의 이번 담화는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계속 유지하고, '그들이 비핵화하는 게 올바른 일'이라고 김 위원장과 북한 지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것이다.

북한의 대미외교를 총괄하는 리 외무상이 카운터파트라고 할 수 있는 폼페이오 장관을 직접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이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비난의 강도가 거세 비핵화 협상이 조만간 재개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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