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드가 놀이기구 관리 전담 부서를 '인사 유배지'로 전락시키는 바람에 최근 발생한 '이월드 롤러코스터 사고'의 원인이 됐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주력 사업부서인 어트랙션(놀이기구 운영)팀이 최소 규모로만 구성돼 직원들의 업무부담이 큰 상황에서, 놀이기구 운영 경험이 없는 사무직이나 다른 전문 부서 직원들이 좌천성 인사로 어트랙션팀에 발령받는 일이 잦았다는 것.
30개 놀이기구를 정규 직원 5~9명이 도맡던 탓에 대부분 놀이기구는 아르바이트 직원 혼자 관리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이월드 전·현직 관계자들은 27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트랙션팀에서 그간 큰 사고가 안 난 것이 신기할 정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이월드는 2016년 이후 놀이공원 담당부서인 운영팀을 어트랙션팀으로 개편하면서 ▷놀이기구 전 기종 상시 오픈 ▷야간 축제 행사(벚꽃축제, 빛축제 등) 도입 ▷상시근로자(정규직·계약직) 감축 및 아르바이트생 확대 등을 유도했다.
한 관계자는 "업무부담은 늘었지만 정규직은 오히려 줄고 비정규직만 늘었다. 승객 안전이 우려돼 직원이 반드시 조작해야 하는 '직원 관리기종' 5개를 제외하고 대부분 놀이기구는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조작 및 운행을 담당해왔다"고 털어놨다.
수년째 20명 안팎의 소규모로 운영돼 온 어트랙션팀에서 온전히 놀이기구 운행을 조작하는데 투입될 수 있는 직원은 7명 정도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전에는 매일 놀이기구 3~5종을 점검 명목으로 가동하지 않았지만, 모든 기구가 완전가동에 들어가고 야간 축제까지 늘면서 직원들은 잔업과 야근에 시달려야 했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다른 관계자는 "어트랙션팀 직원들은 장시간 근로에 노출되기 일쑤고, 동료 눈치가 보여 연차 휴가도 제대로 쓰지 못했다"며 "어떤 직원은 회사 임원의 업무상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쫓기듯 어트랙션팀으로 옮겼다. 직원들이 어트랙션팀 인력 충원을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이랜드그룹으로부터 경영평가를 받아야 하는 이월드 대표가 단기간 흑자경영 성과를 내기 위해 인건비 동결이라는 쉬운 전략을 사용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월드 측은 "과거 회사 경영상 필요에 따라 직원들과 미리 소통하고 인사발령했으나 일부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트랙션팀은 이월드의 핵심 부서지만 몇몇 직원에게는 이곳 근무가 좌천처럼 여겨졌을 수도 있음을 인정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어트랙션팀 규모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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