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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경북도 수의직 공무원 이번엔 채울 수 있나?

경북도 25일 공고 띄우고 40명 모집에 나서…상반기 채용에서는 37명 모집에 21명 선발 그쳐

경북도청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도청 전경. 매일신문 DB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확산되는 가운데 경상북도가 가축방역에 필요한 수의직 공무원 공개채용에 나서 부족한 인력을 채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뜩이나 지원이 저조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ASF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경상북도는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경북도 20명을 비롯해 ▷포항 2명 ▷경주 3명 ▷김천 1명 ▷안동 3명▷구미 1명 등 도와 12개 시·군에 필요한 수의직 공무원 40명 선발 계획을 공고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정원이 109명인 도 수의직에는 현재 92명이 근무하고 있어 17명이 부족한 상태다. 23개 시·군 통틀어서도 정원 75명에 현원이 45명으로 충원률이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 3월 경북도는 도와 16개 시·군 수의직 공무원 37명을 선발하기 위해 채용에 나섰으나 36명 서류 접수에 21명만 최종 합격하는 데 그쳤다. 포항, 경산 등 비교적 큰 도시에는 지원자가 몰렸지만 안동, 영주, 상주, 영덕, 봉화 등 도내 군소 시·군에는 지원자가 1명도 없었다.

이 때문에 ASF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각종 가축 전염병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수의직 공무원이 절실한 시·군 현장에서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수의직 공무원 정원을 채우지 못한 시·군은 축산직 공무원이나 공중방역수의사가 업무를 대신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수의직 공무원 지원자가 있어 채용하더라도 1~2년 근무한 뒤 퇴직하는 사례가 많다. 수의직 공무원이 지역에서 수년간 근무하며 지역 특수성을 익히고 효과적인 방역 대책을 수립하는 등 전문성을 발휘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이같은 인력부족 현상은 비상근무가 잦고 업무가 힘든 데다 채용 시 공무원 7급 수준으로 간주돼 급여가 낮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경북 내륙 오지 지역에서 근무해야 하는 점도 기피하는 이유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동물병원 개원을 선호하는 수의사들이 많아진 것도 수의직 공무원 채용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북도는 내년부터 수의직 공무원을 채용할 때 1차 필기시험을 보도록 방침을 세운 상태다. 지원자가 적어질 수도 있지만 시험을 통과해 공무원에 임용되면 쉽게 자리를 포기하고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경북도 관계자는 "부족한 수의직 공무원 채용을 위해 공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ASF가 발생해 그나마도 부족한 지원자 수가 더 적어질까 걱정된다"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고자 뜻을 품은 수의사 자격증 소지자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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