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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 외래어·외국어 남발하는 대구 행정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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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게 사용, 각 부서에 강제하긴 어려워 순화사용 권고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대구의 신도시 이름과 공공기관 명칭이 최근 들어 한글보다 외래어 일색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대구시내 주요 신도시와 공고기관 간판. 성일권.김영진 기자.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대구의 신도시 이름과 공공기관 명칭이 최근 들어 한글보다 외래어 일색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대구시내 주요 신도시와 공고기관 간판. 성일권.김영진 기자.

"메이커 페스타, 스타트업 어워즈, 리쿠르트가 뭔지, 분명히 한글로 쓰여 있는데도 그 의미를 도통 이해할 수가 없어요."

대구 침산동 주민인 A(62) 씨는 인근 삼성창조캠퍼스에서 열리는 행사를 찾을 때마다 마뜩찮은 기분을 느낀다고 했다. 행사명부터 공연, 부스, 체험행사까지 곳곳에 외래어가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축제는 페스티벌 혹은 페스타, 시상식은 어워즈로 써야만 하는 건 아닐 텐데 굳이 남의 말을 가져다 어렵게 표현한다.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할 시민 대상 행사지만 용어부터 겉치레만 가득하다"고 했다.

세종대왕의 한글창제를 기념하는 한글날이 올해로 573돌을 맞이했지만, 이에 무색하게 우리 생활 속에서는 정체불명의 외래어 및 외국어 남용이 늘고 있다. 특히 바른 우리말 사용에 앞장서야 할 행정기관이 외래어 남용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대구시가 진행한 각종 행사 혹은 홍보 자료들을 살펴보면 이 같은 지적이 도드라져 나타난다. '스마트 웰니스 산업', '리노베이션', '액티브시니어', '울트라독서마라톤', '메디컬 시네마 테라피' 등 외래어를 한글로 쓰거나, 우리말과 외국어의 정체불명 조합까지 난무한 것.

이런 현상은 창업과 경제분야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더욱 심각해졌다. 스타트업, 크리에이티브 등 외래어가 그대로 업계 용어로 굳어진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이뿐 아니라 '시건장치(잠금장치)', '시말서(경위서)', '절취선(자르는 선)' 등 한자어 역시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0월 일상생활 속 어려운 한자어 등 행정용어 3천641건을 개선한 데 이어 올해도 80건의 공문서 속 한자어나 일본어투 단어 정비에 나섰지만 정작 일선 공무원들은 무관심한 현실이다.

대구지역 최초로 국어책임관 지정 및 공문서 등에 지나친 외래어·외국어 표현 사용 자제를 골자로 한 '북구 국어문화진흥 조례안'을 발의한 안경완 북구의원은 행정기관의 외래어 남용을 질타했다.

안 의원은 "이미 행정기관에서 외국어 사용 남발과 한글 파괴는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 '킬러콘텐츠'라는 말을 접했을 때 섬뜩한 느낌마저 들었다"며 "행정기관에서부터 먼저 나서서 국어사용과 한글 활성화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래어(外來語)=외국으로부터 들어왔으나 우리말에 파고들어 익숙하게 쓰이는 말. 외국어와의 경계가 정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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