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축구 '평양원정' TV중계 못보나?

벤투호 응원단·취재진·중계진 없이 북한 평양 원정을 떠나
방송 관계자 "중계 에이전시 막판 협상 중…14일 결과 나올 듯"

29년 만의 남북축구 '평양 원정' 이 TV중계 없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3일 응원단·취재진·중계진 없이 북한 평양 원정을 떠났다. 대한축구협회 실무진 일부를 제외하면 선수단과 동행하는 인원은 없었다. 북측이 방북 비자를 위해 필요한 초청장을 선수단과 실무진에게만 발송하면서다.

선수단은 베이징에서 하루를 묵고 14일 오후 1시25분 에어차이나 항공기로 평양에 들어간다. 이어 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H조 3차전 원정경기를 갖는다. 한국은 2전 전승에 10득점 무실점으로 1위, 북한은 같은 전적에 3득점 무실점으로 2위다.

한 방송 관계자는 "현재 중계 에이전시에서 북한에 들어가 마지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14일쯤 최종 협상 결과가 나올 전망이지만, 중계는 어렵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생중계를 통한 국내 방송은 사실상 물건너 간 상황이다.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의 방송 중계권은 홈팀 축구협회가 갖고 있다. 경기의 생중계는 홈팀 방송사가 촬영한 영상을 원정팀에 제공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원정팀 방송사를 들여와 촬영을 허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재 국내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는 에이전시를 통해 북한축구협회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현재 회신은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 3사 에이전트가 지난 11일 평양으로 들어가 생중계 협상을 시작했지만 아직 북측의 입장이 전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14일 중으로 협상 결과가 확정될 수 있다. 북측이 위성 전파를 제공하면 지연 중계가 아닌 실시간 생중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국제방송 신호를 제공할지도 미지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의 경우 최종 예선은 AFC(아시아 축구연맹)가, 2차 예선까지는 개최국 협회에서 티켓 판매 및 TV 중계권 등 마케팅에 관한 권리를 갖는다"고 밝혔다.

2차 예선인 이번 평양 원정에서는 AFC도 북한에 중계 협조를 요청할 수 있을 뿐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지난달 5일 평양에서 레바논을 2대 0으로 이긴 H조 1차전 홈경기에서 생중계를 불허했다. 이 경기는 이튿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녹화 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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