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이용객 400만 명을 넘어선 대구국제공항이 올들어 이용객과 항공기 운항 편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통상 겨울에는 운항 편수가 10%가량 감소하지만 올해는 주 684편에서 490편으로 28%나 떨어졌다. 이 같은 위축은 일본여행 불매에다 항공사 간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국제선 운항이 큰 폭으로 감소한 탓이다.
항공사의 실적 부진은 당장 대구공항 이용객 감소로 이어졌다. 올 9월 기준 대구공항 이용객 수는 30만8천여 명으로 작년 8월의 42만1천여 명에 비해 27%나 줄었다. 2014년 저비용항공사의 본격 취항과 함께 가파르게 성장해온 대구공항의 기세가 4년여 만에 풀이 꺾인 것이다.
활주로 길이(2천750m)가 짧아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일부 단거리 노선이 주를 이루는 대구공항의 한계는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다. 인천·김해에 비해 수요도 적고 군 공항과 겹쳐 제약이 많은 환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공항이 최근 몇 년간 경쟁력이 높아지고 이용객이 폭증하면서 흑자를 낸 것은 사실 거의 기적에 가깝다.
그렇지만 대구공항의 성장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상황이 돌변하고 있다. 항공사 간 과열 경쟁에 따른 손실 확대와 신규 취항 위축 등 환경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가 보다 유연한 정책 자세로 급변하는 수요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올들어 이용객이 2배나 증가한 대만 등 일부 대체 노선의 성공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단거리 노선 위주에서 벗어나 몽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중거리 노선 취항 등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신공항 건설 등 과도기에 놓인 대구공항이 그나마 현상을 유지하고 우량한 지방 공항의 위상을 계속 지켜나가려면 발빠른 정책 대응과 관광업계, 항공업계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무턱대고 정책노선에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만 항공 수요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마중물 차원에서 정책노선 확대 등 개선책을 검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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