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방위를 위해 군복무를 하고 있는 젊은 장병들과 하루를 지내면서 간식을 제공하고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게 정말 보람 있어요."
지난 3일 오전 9시 30분 육군 50사단 내 군법당 심련사 마당. 불교 신자들로 구성된 봉사자 30여 명이 모여 있다. 떡볶이를 만들어 장병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남자 봉사자들은 솥 3개를 설치하고 불을 피우고 여성 봉사자들은 양배추 등 야채를 다듬고 있다. 이어 솥에 물을 붓고 떡볶이와 고기, 햄, 매추리알, 양배추, 고추장 등을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 떡볶이를 젓는 힘든 일은 남자의 몫이다. 남자 3명이 긴 나무 주걱으로 솥 속에 끓고 있는 떡볶이를 이리저리 젓고 있다. 정성껏 30분 가량 젓고 나서야 맛있는 떡볶이가 완성됐다. 오전 11시가 되자 법회를 끝내고 나온 훈련병들이 배식대 앞에 줄을 섰다. 장병들은 봉사자들이 제공하는 떡복이를 받아 야외 테이블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떡볶이를 맛있게 즐겼다. 낮 12시가 되자 기간병들도 법회를 마치고 나와 떡볶이를 받아 간식을 즐겼다. 봉사자들은 간식 봉사가 끝나자 솥과 수저 등을 깨끗이 씻고, 오후 2시가 돼서야 점심을 먹었다.
이날 봉사자들은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칠곡도량에 소속해 있는 군법당 봉사단체 '대세지' 회원들이다. 대세지는 봉사자들이 부처님 말씀처럼 지혜와 슬기롭게 봉사에 임할 수 있도록 우학 큰스님이 봉사단체 명칭을 지어줬다. 대세지는 향토 육군 50사단 군법당 심련사에서 15년 동안 장병들에게 간식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봉사 신도들은 50여 명으로 40대에서 60대까지 구성돼 있으며 대부분 직장인들이다. 대세지는 매월 첫째 주 일요일 장병 300여 명에게 간식봉사를 하고 있다. 장병들이 많을 땐 800여 명에게 간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간식은 겨울에 떡볶이, 여름에 수제 햄버거를 제공한다. 신도들이 보시한 음료, 초코파이 등도 곁들여 주고 있다. 떡볶이 쌀은 칠곡도량에서 지원하고 있다.
"떡볶이를 먹는 장병들은 모두 내 자식, 내 아들 같아요. 아들을 군에 보낸 모든 부모님들은 아마 같은 마음 일 것입니다. 그래서 떡볶이 재료도 최상으로 준비하고 정성으로 요리를 하고 있지요."
대세지를 이끌고 있는 연규혁 회장은 간식봉사에서 주로 떡볶이 젓기와 식탁 설치 등 힘든 일을 맡고 있다. 심현자 총무는 간식 장보기와 방앗간에 가서 떡볶이를 뽑는 일을 한다. 회원들 중 가장 오랜 봉사를 하고 있는 최정자 차기 회장은 식재료 다듬기와 설거지 봉사를 하고 있다. 정성자 전임 총무도 자주 나와 배식 등 일손을 돕고 있다. 회원들은 자비의 마음으로 간식날 음료수, 초코파이 등 보시도 많이 한다.
대세지는 간식봉사 이외에도 육군 50사단에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다. 매주 훈련병 입소날에는 강당 입구에서 가족과 신병들에게 차와 음료를 제공한다. 석가탄신일에는 군인가족 신도들에게 점심공양 봉사를 한다. 연말 타종식에는 장병들에게 군고구마 간식을 제공하고 떡국도 끓여 준다.
연규혁 회장은 "봉사날인 일요일에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이 많이 동참해줘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갈수록 장병들 수가 줄어 안타깝지만 내 자식 같은 장병들에게 계속해서 간식봉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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