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美의 대화 제의에 압박으로 응수 "기회 놓칠 수도"

北김영철 "美, 적대정책 철회 전 비핵화협상 꿈도 꾸지 말아야"
갈루치 "한미훈련 연기로 자기 패 과신...대응 지나쳐"

북한이 미국의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차 정상회담 시사 발언에도 대미 압박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응이 지나치며 좋은 기회를 놓쳐 북미 대화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19일 미국의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과 북한인권결의 참여 등을 거론하며 "조선반도 핵문제의 근원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되기 전에는 그에 대해 논의할 여지도 없다"며 "꿈도 꾸지 말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어 "조미 사이에 신뢰구축이 먼저 선행되고 우리의 안전과 발전을 저해하는 온갖 위협들이 깨끗이 제거된 다음에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미국의 '선(先) 행동'을 거듭 요구했다.

앞서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도 담화를 통해 "진정으로 우리와의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우리를 적으로 보는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18일(현지시간) "지금까지 그들의 태도는 도움이 되지 않으며 바라건대 이것이 역사적 기회라는 것을 그들이 알게 됐으면 한다"라며 비핵화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1994년 제네바 합의 때 미국 측 회담 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 "북한이 자신의 패를 과신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며 "김계관 담화에 반영된 북한의 태도는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북한에 좌지우지된다는 생각을 용인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도 북한이 자신들이 협상 우위에 있다고 보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어 압박 수위를 높이면 제재 완화를 얻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정 박(한국명 박정현) 한국 석좌는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와 관계 개선에 성공하면서 강압 외교에 대한 자신감을 높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는 외무성의 강경 발언은 북한 내부 협상 반대파를 의식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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