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곧 필리버스터에 돌입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은 29일 국회 의사과에 본회의 모든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즉 무제한토론을 신청했다. 자유한국당 의원 100명이 4시간씩 모두 800시간의 필리버스터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길게 연설을 하는 무제한토론을 계속 이어나가면,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12월 10일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검찰개혁 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된 선거제 개혁안이 표결에 부쳐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면서 3년여 전 더불어민주당의 필리버스터가 재주목 받는 모습이다.
2016년 2월 박근혜 정권 시절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테러방지법 국회 통과를 막고자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바 있다.

◆3년 전엔 1인당 평균 5시간…이종걸 '12시간 31분' 신기록
당시 기록은 이렇다.
일단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108명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여기에 정의당과 국민의당 일부 의원도 동참했다.
2월 23일부터 3월 2일까지 진행됐다. 총 192시간 27분이다.
모두 38명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는데, 1인당 평균 5시간 4분의 필리버스터를 했다.
물론 평균이 이렇다는 얘기고, 가장 길게 한 기록은 당시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12시간 31분 기록이다. 이 기록은 현재 국내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이기도 하다.
가장 짧게 한 기록은 당시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으로 59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했다. 당시 1시간을 넘기지 못한 유일한 기록이기도 하다.

◆자유한국당, 총선 5개월 전 '필리버스터 효과' 노리나?
따라서 이번에 자유한국당 의원 100명 가운데서도 모두가 아닌 일부만, 필리버스터의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정기국회 종료일인 12월 10일까지 270시간이 남아있는데, 이날 이후로는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아도 되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3년 전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원래 목적 말고도, 여러 설문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를 조금이나마 높이는 효과를 얻은 바 있다. 이게 이번 자유한국당에게도 적용될 지에 관심이 향한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 결집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인데, 이번 필리버스터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면서 필리버스터에 나서는 의원들의 얼굴 알리기 내지는 인지도 높이기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3년 전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생중계되면서 많은 국민들을 TV 앞으로 모았고, 이에 스타 의원을 여럿 배출한 바 있다.
첫 주자로 나섰던 김광진, 3번째로 나서 10시간 18분 필리버스터를 하며 국내 신기록을 세웠던(물론 이후 마지막 이종걸 의원이 기록을 갱신하기는 했다) 은수미, 현 국내 최장 기록 보유자인 이종걸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사회를 봤던, 즉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었던 이석현 당시 국회부의장도 사회를 보면서 한 여러 발언이 화제가 돼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이에 총선을 5개월 앞둔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런 '필리버스터 효과'를 얻고자 필리버스터 순번 경쟁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실상 물리적으로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할 수는 없기 때문에, 마치 비례대표 순번 경쟁을 하듯이 앞선 순번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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