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필리버스터에 발목 잡힌 병역법 개정안…내년 신검 중단 '우려'

올해 국회 통과 안 되면 내년 징집 중단…월 2만명 입영 못 할 가능성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28일 대구경북지방병무청 신체검사장에서 한 병역 의무자가 혈압 측정을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28일 대구경북지방병무청 신체검사장에서 한 병역 의무자가 혈압 측정을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국회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대치'로 병역법 개정안까지 '발목'이 잡히면서 내년 병역판정검사(신체검사)가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헌법재판소의 병역법 5조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내년 1월 1일부터는 현행 병역법이 규정하는 병역 판정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3일 국회 등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안건에는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안'이 포함됐다.

해당 법률은 지난해 6월 헌재가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대체복무를 병역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만들어진 대안 법안이다.

현행 병역법 5조 1항은 병역의 종류로 현역, 예비역, 보충역, 병역준비역, 전시근로역 5가지만 규정했다.

헌재는 이 조항의 효력을 바로 없애면 병무 당국이 모든 병역 의무를 부과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 올해 말까지 대체 입법을 하도록 국회에 요구했다.

올해 12월 31일 효력을 상실하는 현행 병역법 5조를 대신하는 병역법 개정안 등에는 대체역 신설과 '대체복무 기간 36개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필리버스터로 인해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지연되면서 병무 당국의 '법률 공백'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2월 31일까지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내년 1월부터 신규 병역판정검사는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법무공단 역시 '병역판정검사를 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역판정검사에 따른 병역 처분의 근거인 병역종류 조항의 효력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신규 입영 등 징집 절차도 중지될 가능성이 있다. 헌재 결정문에는 '병역법을 단순 위헌 결정을 할 경우 일체의 병역의무를 부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복무기간을 마친 현역병의 제대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신규 입영 절차가 중지되고 사태가 장기화하면 병력 부족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매월 약 2만 명이 입영을 하지 못하면서 병역의무 이행 지연에 따른 국민 불편도 높아질 것이라고 국방부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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