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 헌혈 공익광고가 전파를 타고 있다. "헌혈 한번이 반려견 4마리를 살린다"고 하며, '아임 도그너(I'M DOgNOR)'를 써 붙인 차가 헌혈 제공견을 찾아가는 광고다. 'DOgNOR'는 개(DOG)와 제공자(DONOR)를 합한 표현이다. 2~8세까지 몸무게 25kg 이상인 대형견이어야 헌혈 할 수 있고, 헌혈하면 '아임도그너'라고 적힌 노란색 스카프와 조끼, 헌혈증을 제공해 준다.
개와 상관없이 사는 사람들은 의아해 할 수도 있고,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사람들도 얼마나 공감할지 미지수다. 그러나 개가 아파서 수혈을 해봤던 사람들은 공혈견의 존재와 수혈용 개를 사육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반려견 천만 시대'가 되었다는데, 이번 광고로 참여자가 늘어나길 바랄 뿐이다.
또 TV프로그램 중에 '개는 훌륭하다'가 관심을 끌고 있다. 매주 한 번 방영하는데, 반려견 키우는 사람들이 문제해결을 요청하면, 남녀 진행자, 애완동물 상담사가 현장으로 출동한다. 스태프들이 상황을 점검하다 새끼를 지키려는 엄마 개에게 물리는 등 쉽지 않은 진행이지만 잔잔한 감동을 준다.
식용으로 키워지는 여러 마리 개를 외국으로 입양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도 하고, 같이 자라던 동료 개가 다른 곳에 입양될 때, 그들의 슬픈 이별장면 등을 세밀하게 담아내기도 한다. 어린 새끼들이 잘 적응하도록 양육법을 가르쳐 주며, 새 식구가 된 개와 키우던 개와의 영역싸움 갈등을 해결해 주는 등 다양한 문제점들의 대안을 모색해준다. 반려견과 함께 하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도 시골집에서 대형견 삽살개와 함께 살고 있다. 종교단체에서 키우던 개인데, 주변 아파트 공사로 스트레스를 받아 털이 빠지고 몸도 고달파 괴로워했다. 치료를 해도 소용이 없어 안타까워하다 시골집으로 데려와서 치료하면서 돌보게 되었다.
지금은 건강해지고, 자기 뜻도 많이 표현한다. 비 오는 날은 배변도 참으며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 하고, 나가고 싶으면 버티고 서서 주인이 나오길 압박하기도 한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 온 후에 좋아하는 뒷산 오르기를 거부해서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습할 때 생기는 나무 냄새를 싫어한다고 한다. 감정이 서로 통해서 마음이 아련할 때가 많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오랜 교감으로 가족애를 갖게 된다. 알고 보면 개 뿐 아니라 대다수 반려동물은 훌륭하다. 단지 관심도가 낮아서 이해할 수 없을 뿐이다.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실천이 배려하는 삶의 출발이고, 그것이 기본임을 깨달아 가는 사회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개가 훌륭하려면 인간이 훌륭해야 한다!
채명 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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