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계의 샤넬·에르메스…샤인머스켓 드셔보셨나요?'
일명 '망고포도'로 불리는 샤인머스켓이 과일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가에도 불구하고 높은 당도와 껍찔째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국내 유통시장에서는 물론 해외 수출까지 늘면서 국내 재배면적도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전통적인 포도 산지인 경북 김천, 경산, 영천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농가 소득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폭락 우려와 함께 최근에는 일본 일부 언론에서 "일본의 과일을 훔쳐갔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포도를 과일 매출 1위로 끌어올린 '샤인머스켓'
샤인머스켓은 국내 유통채널마다 가격차는 있지만 한송이에 적어도 1만원에서 2만원후반대까지 팔리고 있다. 일반 포도와 비교하면 2, 3배가량 비싼편이지만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이마트가 과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샤인머스켓의 전년대비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는 280%, 올해는 150%였다.
샤인머스켓의 인기로 포도가 처음으로 과일 매출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마트가 올 1월 1일부터 10월 24일까지 과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포도 매출은 25%이상 상승했고, 과일 내 포도 매출 구성비도 지난해 8%에서 올해 15% 2배 이상 상승해 10년동안 1위를 차지해왔던 감귤과 사과, 바나나를 넘어섰다.
상당히 고가임에도 샤인머스켓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먹기 간편하고 당도가 강하기 때문이다.
우선 씨가 없으면서 껍찔째로 먹을 수 있어 기존 포도에 비해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또 당도도 평균 16~18브릭스로 높다. 망고처럼 단맛이 강하다고 해서 '망고포도'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재배면적 70%가 경북에 집중
샤인머스켓의 인기로 재배면적도 크게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재배면적은 2016년 278㏊(약 85만평)에서 2017년 496㏊(150만평), 지난해 953㏊(290만평)로 급증했다. 올해는 최소 1천500㏊(454만평)에서 최대 2천㏊(605만평)로 추산되고 있어 3년 전과 비교하면 7배 이상 늘었다.
샤인머스켓 재배 면적은 정통 포도산지인 경북에 집중돼있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도내 샤인머스켓 재배면적은 1천52㏊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배 가량 폭증한 것으로 전국 재배면적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상주시가 400㏊로 가장 많고 이어 김천 392㏊, 영천 130㏊, 경산 90㏊ 순이다.
문제는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급격히 늘면서 일부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량이 출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SNS 등에서는 샤인머스켓의 당도가 떨어진다는 등 구매에 대한 불만의 글들이 목격되고 있다.
재배면적이 급증한 상황에서 소비력이 떨어지게 되면 가격급락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된다. 이 때문에 경북도농업기술원 등은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고품질·규격화도 진행하고 있다.
경북도농업기술원은 "샤인머스켓은 무엇보다도 품질향상 및 규격화가 매우 중요하므로 맛과 향기가 있는 상품을 생산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믿고 찾을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해외품종 등록 안해 로열티 없어…우리도 신품종 필요
한국산 샤인머스켓의 인기는 중국과 동남아까지 뻗어가고 있다.
한국산 샤인머스켓은 품질은 우수하면서 가격은 일본산에 비해 저렴한 kg당 약 500위안(8만5천원 가량)으로 가성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한국의 샤인머스켓 재배기간은 7월 말부터 10월까지이지만, 우수한 저장·운송 기술 및 고급 포장·냉장 기술 덕분에 다음해 1월까지 즐길 수 있다.
최근 한국산 샤인머스켓이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인기를 끌자 일부 일본 언론에서는 "한국이 샤인머스켓을 무단재배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샤인머스켓은 실제로 1988년 일본 과수시험장에서 육성한 껍질째 먹는 씨 없는 청포도 품종이다. 그러나 일본은 샤인 머스켓의 선풍적인 인기를 미처 예상하지 못하고 해외 품종 등록을 하지 않았고, 우리나라는 로열티 비용을 따로 내지 않고 재배하고 수출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우리도 우리만의 품종을 개발해 보급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도 '홍주시들리스', '스텔라' 등 토종 품종을 개발하고, 본격적인 보급을 앞두고 있다. 홍주시들리스의 경우 샤인머스켓처럼 껍질째 먹을 수 있으면서 18브릭스의 고당도, 높은 저장성이 강점이다. 스텔라는 달콤한 향과 식미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도업계 전문가들은 "캠벨얼리는 미국산 품종, 거봉은 일본산 종자다. 우리도 샤인머스켓처럼 소비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신품종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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