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새 법무부장관에 추미애 국회의원이 내정됐다.
◆문재인 스타일은 "임명 강행?"
아직은 어디까지나 문재인 대통령이 내정한 단계이고, 국회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라는 관문이 남아 있다.
물론 전례를 따지면 이 관문 역시 무사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법사위 야당 의원들의 강한 공세에도 불구하고, 임명이 강행된 바 있다.
추미애 의원 역시 다소 시끄럽긴 하겠지만 무사히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조국 전 장관 때보다는 덜 시끄러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 근거 중 하나가 의원들끼리는 아무래도 좀 봐주는 현직 의원 프리미엄이다.


◆임명 직후 낙마 사례는? 43시간부터 35일까지
그러나 정말 큰 난관은 임명 이후라는 분석이다.
바로 조국 전 장관도 '조국 정국'(내지는 조국 사태)에 휩싸여 임명 35일만에 사퇴한 바 있다.
그에 앞선 사례도 여럿 있다.
김영삼 정부 첫 법무부 장관인 42대 박희태(1993년 2월 26일~3월 7일)가 대표적이다. 자녀 '편법입학' 논란이 불거져 임명 후 10일만에 사임했다. 이후 2014년 나온 골프장 캐디 성추행 사건만큼은 유명하지 않은 사례다. 골프장 캐디 성추행 사건에 가려져 많은 사람이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례인 셈.
이어 김대중 정부 때 48대 법무부 장관 김태정(1999년 5월 24일~6월 7일)도 임명 보름 만에 해임됐다. 일명 '옷 로비 사건'이 터져 부인 옷값 대납 혐의가 쟁점이 되면서 결국 사퇴했다.
역시 김대중 정부 때 50대 법무부 장관 안동수(2001년 5월 21일~5월 23일)는 역대 최단시간 법무부 장관 재임 기록을 썼다. 일수로는 3일, 시간으로 정확히 따지면 43시간이다. 안동수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다가 법무부 장관이 됐다. 대통령에게 '충성 메모'를 청와대로 날린다는 게, 기자실 팩스로 보내는 실수를 일으켜 그 내용이 낱낱이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
여기에 35일만에 사퇴한 66대 법무부 장관 조국(2019년 9월 9일~10월 14일)의 사례가 추가된 것. 물론 앞서 3인의 43시간, 10일, 보름 등의 기록보다는 길었다.
좀 시간이 걸려서, 수개월만에 사퇴한 기록도 있다. 시간이 긴 만큼 어떤 논란에 휩싸인 경우는 아니다. 사퇴한 시기 및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김대중 정부 때 52대 법무부 장관 송정호(2002년 1월 29일~7월 10일)은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김홍업 씨가 구속된 후 법무부 최고 수장으로서 일종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5개월여만에 사임했다.

◆검찰개혁, 릴레이로 진행될까?
노무현 정부 때 법무부 장관인 55대 강금실(2003년 2월 27일~2004년 7월 28일), 56대 김승규(2004년 7월 29일~2005년 6월 29일), 57대 천정배(2005년 6월 29일~2006년 7월 26일)도 꽤 짧게 재임한 사례이다.
이들 3인은 '사법개혁' 내지는 '검찰개혁'을 추진한 법무부 장관들이었다는 점에서 현 정권을 떠올리게 만든다. 일명 평검사들과의 대화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라는 발언이 나왔을 당시, 그 자리에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도 함께 있었다.
판사 출신, 즉 법조인 출신인 강금실 전 장관의 검찰개혁은 검찰조직에 먹혀들지 않았고, 오히려 '검란'이라는 이름의 반발만 불러일으켰다.
추미애 의원도 판사 출신이고 더구나 같은 여성이라서, 추미애 의원에 대한 법무부 장관 내정을 두고 강금실 전 장관이 꽤 회자되고 있다. 또한 추미애 의원이 법무부 장관이 될 경우 강금실 전 장관에 이어 대한민국 두번째 여성 법무부 장관 기록을 쓰게 된다.
아무튼 결국 강금실은 검찰개혁에 실패했다. 1년 5개월만에 낙마, 이어 검찰 출신 김승규가 법무부 장관에 임명돼 11개월 동안 일명 '수습' 작업을 했다. 다시 변호사 출신 천정배가 법무부 장관을 맡았지만 역시 검찰개혁은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당시 강정구 동국대 교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 관련 수사 지휘권을 행사했다가 김종빈 검찰총장이 항의성 사퇴를 한 바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추진 역시 박상기, 조국, 추미애 의원에 이어 릴레이 형식으로 계속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학자 출신 박상기와 조국이 틀을 잡았고, 추미애 의원 및 그 이후 인물이 실제 실행을 통한 성과 도출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 임기 절반을 지난 상황이기 때문에, 입법 등과 관련 국회의 도움 역시 초반보다는 떨어질 수 있다.
이게 추미애 의원에게 큰 어려움으로 닥치겠지만, 그래서 5선 의원 출신 추미애 의원이 문재인 정부 3번째 법무부 장관으로 낙점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국회에서 보인 '추다르크'의 기질을 법무부 장관 자리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드러낼 지에 관심이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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