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에 뚝섬이 있다면 평양 대동강에는 '쑥섬'이 있다. 쑥이 많아 쑥섬이라 불린다. 평양시 락랑구역의 대동강 한복판에 있는 섬이다.
쑥섬은 1948년 4월 있은 '남북조선 정당사회단체지도자협의회' 이후 열린 연회가 있었던 곳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남북조선 정당사회단체지도자협의회'에 북한 측에선 김일성과 김두봉이, 우리 측에서는 김구와 김규식이 참가했다고 한다. 북한은 남북교류가 활발했던 1991년, 당시를 기념한다며 이곳에 통일전선탑을 세우기도 했다.
북한은 이곳에 2015년 10월에 '과학기술의 전당'을 건립했다.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4km, 미래과학자거리에서 2km 거리에 있어 특히 김책공대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한다. 미래과학자거리 역시 2015년 대동강가를 재개발한 종합 타운이다. 김책공대 교수 등 과학자들을 위한 고층 아파트 19개 동과 대형마트, 영화관 등 총 150개의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고 한다.

과학기술의 전당은 원자 모양의 건축물이다. 멀리서 보면 우뚝 솟은 산업탑 같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로켓 모양의 건축물이다. 철골 구조의 원자핵 모양 본관과 부속 건물로 구성돼 있어 물 위에 떠있는 거대한 전함 같은 느낌이었다.
안내원은 과학기술의 전당을 김정은 위원장의 교시로 1년 반 만에 건립한 최신식 과학관이라고 자랑했다. 쑥섬혁명사적지가 있던 곳에 과학기술전당이 세워져 그 의미가 더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과학자, 기술자, 대학생뿐 아니라 주민들도 자주 찾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북한에서 가장 규모가 큰 종합전자도서관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과학기술의 전당 내부로 들어서면, 어디든 그렇지만 가장 먼저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가 눈에 들어오지만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전관 중앙을 관통하며 치솟는 '은하 3호 로켓' 모형이었다. 지하층에서 10층 이상 높이로 이어진 모형은 이곳에 온 모두를 압도할 만한 크기였다.

원형의 각 층에는 다양한 전시관과 체험실이 있다. 전자열람실에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질문을 하라'며 전자책을 설치해 두고 있었다. '컴퓨터바다'라고 안내된 2, 3층을 오르자 모니터와 전자기기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아리랑'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마우스와 패드판, 그리고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고 있었다. 유튜브를 즐겨 보는 우리 아이들과 다른 거라면 만화영화를 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나머지는 대한민국의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석탄전시관로 발길을 옮기니 '석탄은 공업의 생명선이다.'라는 구호가 붙은 장벽채탄 막장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유압식 동발을 비롯해 사슬식 절단기, 유연전동장치 등에 대해 안내원의 차분한 설명이 이어졌다.

과학기술의 전당에는 아시아 최초로 석회석과 무연탄에서 '비날론'이란 화학섬유를 개발한 리승기 박사의 업적을 기린 기념부스가 있었다. 석유를 원료로 세계 표준이 된 나일론 대신 석탄에서 뽑는 비날론이다. 리승기 박사는 1967년 영변 원자력연구소의 초대 소장으로 북핵의 기초를 일군 주인공이기도하다.
이밖에도 화차무기와 거북선 모형도 전시하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위성 통신시스템 체험을 시켜주기도 했다. 과학기술의 전당 곳곳에는 장애인를 위한 시설도 잘 준비돼 있었다. 3D영화관을 '률동영화관'이라 부르며 체험실도 함께 갖추어 놓았다.

프랙탈 도형학, 공룡의 모형, 수학, 기와집 추녀의 각도와 물받이의 곡선과학, 시각적 미술학 등 다양한 과학교육을 받고 있는 느낌이었다. 초고속 전기로의 공정은 탱크용 강철을 만드는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데 입구에 아이들이 재잘대며 줄을 서고 있었다. 원산소학교 아이들이었다. 너무 귀여워 함께 사진을 찍었다.
쑥섬 과학기술의 전당은 평양의 학생들은 물론 전국에서도 단체로 관람을 하며 교육을 시키는 곳이었다. 과학기술과 군사를 발전시키지 못하면 후손에게 죄악이라고 북한은 강조했다. 북한이 첨단과학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독도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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