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2년 유신헌법 제정 이후 시내버스와 술집 등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방하다 계엄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들이 47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내려진 비상계엄 포고령이 위법이라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지난해 나오면서 전국적으로 재심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대구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최종한) 등은 계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의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1923년생인 A(1991년 사망) 씨는 지난 1972년 10월 19일 경북 청도군 청도읍 고수동 한 술집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헌법을 고쳐 대통령을 다시 더 해 먹으려고 한다"는 유언비어를 날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934년생인 B(1975년 사망) 씨도 같은 해 11월 26일 경북 상주군 사벌면을 지나는 버스 안에서 승객 30여 명에게 유신헌법이 잘못됐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는 유신헌법을 제정한 박정희 대통령이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상태였고, 계엄사령관이 선포한 포고령과 과거 계엄법에 따라 유언비어 날조·유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경우 징역형에 처해졌다. 실제 계엄보통군법회의는 이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각각 징역 2년과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해당 포고령이 무효라는 대법원 최종 판단이 나온 이후 전국적으로 재심청구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도 검사의 재심 청구에 따라 올해 4월과 10월 각각 재심개시 결정이 내려졌고, 이달 5일과 11일 각각 재심재판이 열렸다.
두 재판부는 "계엄사령관의 포고령은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그 내용도 영장주의와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며,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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