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기보 도의회 예결특위원장 "집행부 견제·감시 강화"

총 예산 9조6천355억원으로 올해 대비 11.5% 증가
경직성 경비인 사회복지비가 전체 예산 중 38.2%인 3조6천821억원…나머지로 살림살아야
‘마른 수건짜기’ 어려울수록 내실 다져…내년 초 예결산안 심사 전담조직도 신설돼
나 위원장 “효율적인 예산 배분으로 도민 한분 한분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할 것”

나기보 경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경북도의회 제공
나기보 경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경북도의회 제공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당시 민주노동당 권영길 전 대표의 유행어다. 권 전 대표는 15대에 이어 16대 대선을 다시 출마하면서 다시 정부와 당선 유력 후보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갑자기 권 전 대표를 소환한 것은 내년 경상북도 예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내년 경북도 총 예산은 9조6천355억원으로 올해 대비 11.5%가 증가하면서 곧 사상 최대인 예산 10조원 시대를 맞게 된다.

이 예산을 두고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에 앞서 이면을 좀 더 살펴야 한다. 현재의 경제 상태와 정부의 추진 정책이 맞물리면서 예산의 다양성이 상실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경북도 예산을 직접 심의한 나기보 경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만나 직접 이 문제를 짚어보았다.

"경상북도는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취득세 감소와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로 재정운용 측면에서 어려운 상황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나 위원장은 보다 현실적 예산 현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총 예산은 증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경북도가 스스로 쓸 수 있는 예산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나 위원장은 "내년도 사회복지비가 3조6천821억원으로 전체 예산 중 38.2%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7년 33.6%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반대로 취득세는 올해 대비 500억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돼 경북도의 살림은 더욱 팍팍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경직성 경비인 사회복지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재정압박으로 작용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자체사업 편성에 있어서 옥석만을 고르는 '마른 수건짜기'를 해야 했던 것이다.

이번 경북도의회 예결위는 6일간 예산 심의를 이어 가면서 시간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으로 저녁식사를 해결하는 등 열성을 보였다. 사업 하나하나에 대해 현미경 심사를 집행부에 선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예산 심의에 앞서 경북도는 당초예산 편성에서 성과 부진 사업에 대한 폐지와 감액편성 등으로 약 2천120억원을 자체 삭감하기도 했다. 집행부와 유기적인 분석 및 토론으로 전체 예산규모에 비해 다소 적은 44건, 85억 1천500만원을 감액해 예비비로 재편성했다.

내년 초에는 경북도의회 내에 예결산안 심사 기능을 독립적으로 갖춘 전담조직까지 신설된다. 예산특별전문위원실을 설치하고 예산분석TF팀을 예산분석팀으로 상설화한다.

나 위원장은 "이번 부서 신설은 예산 심의 기능을 한층 강화해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하겠다는 도의회의 의지가 담겨있다"며 "효율적인 예산 배분으로 도민 한분 한분의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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