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여행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올해 우한 폐렴 사태까지 터지면서 관광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28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이번 주 출발하는 중국 여행 예약을 모두 취소하고 수수료 없이 환불 조치하기로 했다.
대구에 있는 각 여행사에도 이날 오전부터 "중국 여행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이용객들의 문의가 쇄도하는 있다.
대구 한 여행사 관계자는 "다음 달까지 잡혀있던 중국 여행 상품 예약의 50% 가까이가 이미 취소됐다. 단체 관광은 거의 다 취소됐다고 보면 된다"며 "중국 노선은 항공사에서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 주지만, 그렇지 못한 동남아시아 등 다른 발병지역은 고가의 수수료를 감수하고서라도 취소하는 이들이 많은 실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아침부터 취소 전화를 받고 절차대로 처리하느라 다른 업무를 볼 수 없는 지경"이라며 "이런 큰 전염병이 돌면 한동안은 해외는 물론 국내 여행마저 거의 마비된다. 근근이 버틸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항공업계도 초상집 분위기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데 이어, 대체 노선으로 활성화되고 있던 중국과 동남아시아 노선마저 우한 폐렴으로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단거리 위주로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대체할 만한 노선을 찾기도 어려워 큰 어려움에 빠졌다.
실제로 대구에서 가장 많은 노선을 취항 중인 티웨이항공의 경우 지난해 '일본 대체 노선'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취항한 장자제(장가계)와 옌지(연길) 노선을 29일부터 모두 운휴하기로 했다. 기한은 동계 운항스케줄이 끝나는 3월 28일까지지만, 사실상 폐렴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는 운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동남아시아에는 폐렴 사태가 크게 번지지는 않아 운항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반적인 관광심리 위축으로 대부분 항공사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중장거리 노선 취항이 어려운 LCC들은 사실상 버티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역대 최다 여객실적인 466만 명을 기록한 대구국제공항의 성장세에도 빨간 불이 켜지게 됐다. 김주희(50) 씨는 "남편이랑 2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대만에 가기로 항공권까지 끊었지만 우한 폐렴 사태로 취소하고 급히 제주도로 바꿨다"며 "제주도에도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 겁이 나는 건 똑같다"고 했다.
극장·공연업계도 초비상이다. 많게는 수백 명의 인파가 긴 시간동안 작품을 감상해야 하는 특성 상 감염 우려가 큰 탓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MERS) 사태 때는 연극과 뮤지컬 티켓 판매액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나 급감하기도 했다.
이에 대형 극장과 공연장 등은 이미 손 소독제와 체온계를 비치하는 등 예방조치 강화에 나섰다. 아직 '공연 취소 사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일부 공연은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만일에 사태를 대비하는 분위기다.
스포츠 행사도 잇따라 우한 폐렴으로 유탄을 맞았다.
아시아육상연맹은 중국 항저우에서 다음달 12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이던 실내육상선수권대회를 취소했다. 국제농구연맹(FIBA)도 다음 달 6~9일 중국 포산에서 열기로 했던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 경기 장소를 세르비아로 옮겼다.
각각 중국 쿤밍과 메이저우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대구FC와 상주 상무도 훈련을 계획보다 빨리 끝내고 조기 귀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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