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得)보다 실(失)이 많아 예비후보 등록을 최대한 늦추려던 현역 국회의원들이 애초의 계획을 변경해 서둘러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코로나 사태가 또 하나의 새로운 선거 풍속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예비후보로 등록할 경우 자신을 홍보하는 명함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할 수 있고 선거사무소 간판, 어깨띠, 표지물 등을 쓸 수 있다.
하지만 현역 의원은 이미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이 있는데다 명함 배포 등 예비후보와 대등한 선거 운동을 벌일 수 있어 굳이 서둘러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아 왔다. 특히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지역구 단체나 각종 모임에 참석해 축사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해 최대한 늦게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게 관례였다.
이번 선거전 초반에도 대구경북 의원들은 한결같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신종코로나의 확산으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면서 후보 등록을 통해 조기 출마 선언을 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중앙당의 공천 스케줄이 본격화하면서 현역 의원들의 예비후보 등록도 덩달아 빨라지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부터 현역 교체 지수 등을 묻는 중앙당 차원의 여론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자신의 지지를 지역주민에게 대량으로 호소할 수 있는 방법은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거법에 따르면 예비후보자가 돼야만 자동 동보통신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무제한의 수신자에게 최대 8회까지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다. 반대로 현역 의원들은 자신의 휴대전화로만 메시지를 전할 수 있고, 단체(집단) 전송도 할 수 없다. 또 예비후보자는 메시지 전송을 위해 업체 위탁이 가능하지만, 현역 의원은 할 수 없다.
대구경북에서도 예비후보자 신분으로 갈아타는 현역 의원들이 생겼다. 4일 현재 김상훈(대구 서구)·이만희(영천청도)·정태옥(대구 북갑) 한국당 의원이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완료했다.
김석기(경주) 한국당 의원도 금주 중 등록을 예고한 상태고, 포항의 박명재(포항남울릉)·김정재(포항북) 의원 등은 2월 중으로 후보 등록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예비후보 등록은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어 일부 '금배지'들은 상황에 따라 현역 의원 신분과 예비후보 신분을 오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중앙당에서 실시하는 여론조사를 마치면 현역 의원들이 굳이 예비후보 자격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며 "여론조사 독려 등 급한 불을 끄고 난 뒤에는 예비후보 자격을 버리고 다시 현역 의원 신분으로 돌아가는 의원들도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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