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승민 의원을 잡으려는 이유는 뭘까. 일각에선 한국당이 너무 유 의원에게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이는 유 의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대구경북(TK)과 수도권이 크게 달라서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있는 TK는 유 의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적지 않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수도권이 바라보는 유 의원은 전혀 다르다. 미래 지향적 보수, 개혁 지향적 보수의 가치를 유 의원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공을 들이는 이유도 유 의원이 가진 이 같은 상징성 때문이다.
현재의 올드 보수, 수구 보수 이미지로는 수도권 선거에서 한국당이 여당에게 필패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이를 벗어나는 최선책이 새로운 보수 가치를 독점하고 있는 유 의원의 합류다. 인적 쇄신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한국당에 유 의원이 합류할 경우 가치 쇄신 의미까지 더해지는 '1석2조'의 효과를 얻게 된다.
더욱이 유 의원이 합류한 한국당은 미래 지형적 보수와 개혁 지향적 보수를 위한 새 출발이라는 선언적 의미가 더해지게 된다. 이러면 보수 가치가 살아날 수 있고 보수 정치도 회생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는 것이다.
108석의 한국당이 8석밖에 안 되는 새보수당의 눈치를 보는 이유다. 실제 수도권 선거에서 '한국당+새보수당'이면 여당과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는 것이 한국당 안팎의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두 당의 통합이 생각만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묻지마 통합'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 의원이 황 대표와 '보여주기식 만남'을 거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와의 절연을 통한 변화된 모습을 황 대표가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하면 통합 시너지를 낼 수 없고, 유 의원의 개혁 보수 가치도 희석될 수 있다는 얘기다.
유 의원의 한 측근은 "가치 지향적 통합이 아닌 숫자 늘리기 통합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게 유 의원이 정치생명을 걸고서라도 지키고 싶은 소신"이라고 했다.
정치권 인사는 "TK에서는 유 의원이 양보해서 통합하기를 바라지만 수도권은 유 의원이 한국당을 변화시켜주길 바라고 있다. 두 지역이 유 의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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