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당, 유승민에 목매는 까닭?…"TK-수도권, 劉 보는 시각 달라"

108석 한국당, 8석 새보수당에 구애…유승민이 가진 미래 지향적, 개혁 지향적 보수에 관심

3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천안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충남도당창당대회에서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천안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충남도당창당대회에서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승민 의원을 잡으려는 이유는 뭘까. 일각에선 한국당이 너무 유 의원에게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이는 유 의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대구경북(TK)과 수도권이 크게 달라서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있는 TK는 유 의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적지 않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수도권이 바라보는 유 의원은 전혀 다르다. 미래 지향적 보수, 개혁 지향적 보수의 가치를 유 의원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공을 들이는 이유도 유 의원이 가진 이 같은 상징성 때문이다.

현재의 올드 보수, 수구 보수 이미지로는 수도권 선거에서 한국당이 여당에게 필패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이를 벗어나는 최선책이 새로운 보수 가치를 독점하고 있는 유 의원의 합류다. 인적 쇄신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한국당에 유 의원이 합류할 경우 가치 쇄신 의미까지 더해지는 '1석2조'의 효과를 얻게 된다.

더욱이 유 의원이 합류한 한국당은 미래 지형적 보수와 개혁 지향적 보수를 위한 새 출발이라는 선언적 의미가 더해지게 된다. 이러면 보수 가치가 살아날 수 있고 보수 정치도 회생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는 것이다.

108석의 한국당이 8석밖에 안 되는 새보수당의 눈치를 보는 이유다. 실제 수도권 선거에서 '한국당+새보수당'이면 여당과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는 것이 한국당 안팎의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두 당의 통합이 생각만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묻지마 통합'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 의원이 황 대표와 '보여주기식 만남'을 거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와의 절연을 통한 변화된 모습을 황 대표가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하면 통합 시너지를 낼 수 없고, 유 의원의 개혁 보수 가치도 희석될 수 있다는 얘기다.

유 의원의 한 측근은 "가치 지향적 통합이 아닌 숫자 늘리기 통합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게 유 의원이 정치생명을 걸고서라도 지키고 싶은 소신"이라고 했다.

정치권 인사는 "TK에서는 유 의원이 양보해서 통합하기를 바라지만 수도권은 유 의원이 한국당을 변화시켜주길 바라고 있다. 두 지역이 유 의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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