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전 세계를 장악했나…「트라이브즈」

세스 고딘 지음/ 유하늘 옮김/ 시목 펴냄

[책] 트라이브즈

세스 고딘 지음/ 유하늘 옮김/ 시목 펴냄

BTS, 방탄소년단이 부족(Tribes)을 만들고 글로벌 스타로 성장한 전략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마케팅 개념으로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책의 저자 세스 고딘의 주장이다. 사진은 방탄소년단의 공연 모습. 매일신문 DB
BTS, 방탄소년단이 부족(Tribes)을 만들고 글로벌 스타로 성장한 전략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마케팅 개념으로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책의 저자 세스 고딘의 주장이다. 사진은 방탄소년단의 공연 모습. 매일신문 DB

[책]트라이브즈
[책]트라이브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마케팅 구루 중 한 명이면서 베스트셀러 작가인 세스 고딘이 '부족(Tribes)'이라는 개념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무언가를 해낸 사람들은 대개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출발했거나 매우 운이 좋은 사람들이었다. 이 때 사용된 성공의 지렛대는 현금과 조직적 헌신이었다. 빌 게이츠나 잭 웰치나 린든 존슨이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면 훨씬 쉽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수행하기 힘들었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그랬다.

아이디어가 생겨나고 전파되고 실현되는 방법이 달라지는 변곡점에 다다른 현재, 더 이상 대량생산과 매스미디어가 통하지 않는 시대를 맞아 새로운 수단과 대안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마치 단비와도 같다.

BTS, 방탄소년단을 되돌아보자. 2013년 방탄소년단이 처음 데뷔했을 때, 기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단 한 번도 남자 아이돌을 키워낸 적이 없다. 아이돌 산업은 SM·JYP·YG 3대 기획사 중심으로 공고한 체제가 잡혀 있었고, 지상파와 케이블 음악방송, 앨범판매, 예능 프로그램 출연, 수 개월간 지속되는 해외투어라는 규범을 따랐다.

방탄소년단의 전략은 달랐다. 자체 콘텐츠를 제작했다. '달려라방탄'과 같은 자체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공연장 백스테이지 영상과 연습실 영상, 숙소 영상 등을 계속 만들어 공개했다. 기존 아이돌의 신비주의 전략을 타파하고 팬카페와 SNS에서 채팅과 댓글을 통해 그 어떤 아이돌보다 활발하게 팬들과 소통하며 자신들의 메시지를 꾸준히 알렸다.

이들은 누가 볼지도 모르는 영상콘텐츠에 제작비를 들이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다는 비웃음과 그 시간에 유명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낫다는 비판을 극복하고 과감한 이단자이자 리더가 되어갔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 사람들은 리더를 따라갔고,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를 아우르는 자신들만의 거대한 글로벌 팬덤을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은 SNS와 유튜브 등의 활용을 방탄소년단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이것은 지엽적인 분석에 불과하다. SNS와 유튜브는 단지 수단에 불과할 뿐, 보다 근본적인 해답은 방탄소년단이 그들의 '부족(Tribes)'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부족을 찾고 그곳에 들어가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내재된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다. 누구나 기회가 생기면 부족에 들어가고 싶어한다. 그렇게 뭉친 부족은 아이디어와 믿음을 바탕으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입소문을 내고 행동을 조직화하고 규모를 키워나가는 운동을 전개한다. 일단 부족이 만들어지면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부족원들은 일반적인 노동자나 고객, 대중과 달리 자발적으로 부족을 강력하게 만들고 규모를 키우기 때문이다.

BTS, 방탄소년단의 부족원(아미)은 소규모였을 때도 강력했을 뿐만 아니라, 부족원들이 자발적으로 다른 부족원을 모집하고 끌어들임으로써 전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다.

부족의 힘은 아이돌 세계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환경을 바꾸길 원한다면, 그리고 이윤과 가치를 창출하기를 바란다면 '부족'이 답이라고 세스 고딘은 강조한다. 조직의 밑바닥에 위치한 이단자가 조직 내에서 부족을 꾸려 조직을 바닥에서부터 확 뒤집고, 작은 부족이 공룡 기업을 쓰러뜨리고, 보잘것없었던 사회운동을 커다란 물결로 만들어 새로운 법규를 만들기도 한다. '모두를 위한 지렛대'의 길이가 길어진 탓이다. '적당한 지렛대만 주어진다면 지구를 들어올리겠다'고 아르키메데스가 말하지 않았던가. 현재 이 말은 비유가 아니라 사실이 되었다.

세스 고딘은 이 책에서 페이스북, 밋업, 유튜브 등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부족으로 만들고 리더가 되도록 돕는 수많은 도구(지렛대)를 소개하면서 구체적인 사용법과 사례까지 알려준다. '긴 지렛대'를 이용하면 누구나 부족을 만들고 리더가 될 수 있다.

저자의 요지는 이렇다. '사람들은 리더가 나타나 부족을 만들어주길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행동하지 않는다. 그러니 당신이 결심하고 나서야 한다.' 또한 리더를 위해 ▷공통의 관심사를 제대로 포착하라 ▷부족의 크기에 집착하지 마라 ▷일방적으로 말하지 말고 부족원들과 활발히 소통하라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켜라 ▷명예에 집착하지 말고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라 등의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부족을 만들고 이끌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비전'과 '믿음'이라고 강조한다. 244쪽, 1만5천원.

〈키워드〉

트라이브즈(Tribes)란?= 생각을 공유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운동을 전개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부족(Tribes)'라고 부른다. 회사 동료, 고객, 투자자, 신앙인, 취미 동호회원, 독자 등 하나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규합된 사람들을 칭하는 주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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