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중기의 필름통] 코로나 공포 강타한 대구…안방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들

수작 영화…‘고흐, 영원의 문에서’ ‘페인 앤 글로리’ ‘미안해요, 리키’ 추천
코로나 잊을 액션·스릴러…‘21 브릿지:테러 셧다운’ ‘크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18일 오후 대구 경북대학교 병원에 31번째 확진자 접촉자가 이송되어 들어오고 있다. 독자제공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18일 오후 대구 경북대학교 병원에 31번째 확진자 접촉자가 이송되어 들어오고 있다. 독자제공

코로나19가 영화 관람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극장 출입을 자제하고 안방에서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스마트폰 앱 이용 행태의 변화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 상륙하기 전인 1월과 상륙 이후인 2월의 일별 앱 이용횟수를 비교했더니 CGV, 메가박스 등 영화관 예약 앱 접속량이 18% 감소한 반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이용량은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OTT와 함께 네이버와 구글 등에서 유료 영화 관람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 최근 개봉된 영화 중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을 추천한다.

영화
영화 '21 브릿지' 스틸컷

◆바이러스를 잊자...액션과 스릴러

'21 브릿지:테러 셧다운'은 '블랙 팬서'의 채드윅 보스만이 주연으로 한 형사 액션물이다. 뉴욕 맨해튼 중심에서 벌어진 마약 탈취범의 경찰 살해 사건을 추적하는 베테랑 경찰 데이비스(채드윅 보스만)의 활약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그린 액션물이다. 심야에 벌어진 경찰과 탈취범의 총격전으로 경찰이 잇따라 숨지자 뉴욕은 발칵 뒤집어진다. 데이비스는 이들을 잡기 위해 뉴욕 맨해튼을 잇는 21개 다리를 전면 봉쇄하는 극약 처방을 내린다. 주어진 시간은 3시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범인을 잡아야 된다. 시한폭탄처럼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시간과의 사투와 총격전의 이면에 도사린 음모까지 긴장감 넘치는 영화다.

'크롤'은 시속 250km 초대형 허리케인과 악어를 조합한 재난 스릴러다. 강력한 허리케인이 플로리다를 강타한다. 헤일리(카야 스코델라리오)는 대피 명령을 무시하고 전화를 받지 않는 아버지 집을 찾아간다. 모든 사람이 대피한 유령 같은 마을. 심한 부상을 입고 쓰러진 아버지를 발견하고 빠져나오려는 순간. 점차 불어난 홍수에 집안에 갇히고, 그 물 속에는 거대한 악어가 도사리고 있다. 스피디한 전개와 서스펜스로 관객의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영화다. 공포영화의 대가인 샘 레이미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영화
영화 '닥터 슬립' 스틸컷

'닥터 슬립'은 잭 니콜슨 주연의 전설적인 공포영화 '샤이닝'(1980)의 후속편. '샤이닝'에서 폭설로 고립된 오버룩 호텔에서 미쳐간 아버지 잭으로부터 살아남은 아들 대니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어른이 된 대니(이완 맥그리거)는 그때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알코올 중독자로 살아간다. 샤이닝(신의 영역에 오른 절대적인 힘) 능력으로 죽음을 앞둔 이들을 도와주면서 '닥터 슬립'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어두운 악령과의 만남을 그린 전작과 달리 악령으로 살아가는 집단과의 초능력 대결로 변주했다. '엑스맨'의 대결처럼 그리지만 영리한 연출로 원작의 흐름을 이어가면서 관객의 가슴을 졸이게 한다.

영화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 스틸컷

◆극장에서 놓쳤지만…안방에서 즐기는 수작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잠수종과 나비'로 제60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줄리안 슈나벨 감독의 신작이다. 줄리안 슈나벨 감독은 화가 출신으로 '검은 피카소'로 불리던 화가 장 미셀 바스키아의 삶을 그린 '바스키아'(1996)를 연출하기도 했다. 고흐를 그린 많은 영화가 있지만 이 영화는 화가가 그린 고흐라는 점이 색다른 점이다. 프랑스 아를에서부터 고흐가 죽은 날까지 외롭지만 눈부셨던 그의 날들을 기록으로 담아낸 영화다. 고통 받는 고흐의 흔들리는 시선을 핸드 헬드 카메라로 잡아 고흐의 내면을 묘사하고 있다.

영화
영화 '페인 앤 글로리' 스틸컷

'페인 앤 글로리'는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올해 아카데미 국제영화상을 두고 '기생충'과 경합을 벌였던 작품이다. 한때 영광을 누렸던 유명 영화감독이 몸과 마음에 고통을 받으며 과거를 반추하는 형식이다.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감독으로, 페넬로페 크루즈가 그의 어린 시절 어머니로 나온다. 이달 초 개봉했지만 관객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스트리밍 콘텐츠로 전환됐다.

영화
영화 '미안해요, 리키' 스틸컷

'미안해요, 리키'는 가난한 이들의 삶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영국 켄 로치 감독의 작품이다. 아내와 남매를 둔 가장 리키(크리스 히친)는 안정적인 가정을 꿈꾸며 택배회사에 취업한다. 그러나 매일 14시간씩 6일을 일해도 빚은 더 늘고, 가족들과는 더 멀어진다.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 영국 소시민의 모습을 차가우면서 진실되게 그린 작품이다.

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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