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51조원 현금 살포 제안에 자화자찬, 총선만 눈에 보이나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에 빠진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 국민에게 1인당 재난기본소득 1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에 빠진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 국민에게 1인당 재난기본소득 1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사태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은 얼토당토않은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은 전 국민에게 '코로나 위로금'으로 100만원씩을 주자는 황당한 제안을 했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제기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코로나 대응 실패 책임론을 어떻게든 모면하려는 술책들이다. 중국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가 코로나 사태를 불러온 것처럼 자칫 방역 소홀로 이어져 더 큰 재앙을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모든 국민에게 재난 기본소득 100만원을 일시적으로 지원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제안한다"고 했다. 코로나 위로금 명목으로 전 국민에게 51조원을 나눠 주자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512조원짜리 초슈퍼 예산을 짜면서 적자 국채를 60조원어치 발행키로 한 데 이어 코로나 추가경정예산을 위해 10조3천억원어치를 더 추가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재정 부담은 내년 조세 수입 증가 등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했지만 천문학적인 재원을 마련하려면 적자 국채를 더 발행할 수밖에 없다. 현금 살포는 부정적 영향이 더 많이 우려되는데도 51조원 지급 카드를 내놓은 것은 총선을 염두에 둔 또 하나의 포퓰리즘 공약이다.

정부의 공적마스크 공급 첫날인 9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관들이 일회용 마스크를 벗고 면 마스크를 일제히 착용했다. 총리와 장관들은 이날부터 빨아서 쓸 수 있는 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현장을 돌아봤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 총리,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진영 행정안전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정부의 공적마스크 공급 첫날인 9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관들이 일회용 마스크를 벗고 면 마스크를 일제히 착용했다. 총리와 장관들은 이날부터 빨아서 쓸 수 있는 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현장을 돌아봤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 총리,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진영 행정안전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과는커녕 "우리나라의 대응이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이자 세계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확진자·사망자가 계속 늘고 세계 100여 국에서 한국인을 입국 금지한 상황에서 턱도 없는 자화자찬을 했다. 코로나 희생자 유족과 환자들을 비롯해 고통에 시달리는 국민 처지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궤변이다.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는 등 코로나 사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자칫 방역 고삐를 늦췄다가는 더 나쁜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 국민의 공포가 여전한 와중에 나랏돈 살포를 들먹이고 주무 부처 장관이 자화자찬에 열을 올리는 것은 코로나 종식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섣불리 '코로나 종식'을 언급했다가 사태를 이 지경으로 키운 문 대통령 잘못을 되풀이하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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