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김치·도라지즙…광주·전남 주민들의 정성 가득한 손길

11일 광주·전남 마을활동가와 사회적기업 200여 명 구호 물품 보내
대구마을센터, 대구 동구의 발달 장애인 120여 가구에 배분

전남 해남군의 마을기업인
전남 해남군의 마을기업인 '연호마을' 사람들이 대구로 전달한 파김치를 직접 담그고 있다. 문병교 전남마을활동가 제공

대구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가 11일 전남 광양의 남해고속도로 섬진강휴게소에서 광주·전남의 마을활동가와 사회적기업이 마련해준 구호 물품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 제공
대구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가 11일 전남 광양의 남해고속도로 섬진강휴게소에서 광주·전남의 마을활동가와 사회적기업이 마련해준 구호 물품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 제공

"전남의 봄을 대구로 보냅니다."

광주와 전남의 마을활동가와 사회적기업이 직접 마련한 구호 물품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로 보냈다. '마을이 마을을 돕는다'는 취지로 광주·전남 주민들은 직접 만든 먹을거리를 비롯해 소금과 꽃, 수제마스크 등 다양한 물품을 대구 마을활동가에게 전달했다.

대구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대구마을센터) 사람들은 지난 11일 오후 2시 30분쯤 2시간 넘게 걸려 도착한 전남 광양의 남해고속도로 섬진강휴게소에서 광주·전남의 200여 명이 십시일반 준비한 구호 물품을 전달받았다. 화물차 2대(각각 5t과 1t) 분량이었다.

구호 물품은 다양했다. 광주와 전남 곳곳의 마을활동가들이 자신들의 여건에 맞춰 정성스레 마련한 것들이었다. 특히 전남의 경우 전체 시·군 22곳 대부분이 참여해 물품과 현금, 자원봉사 등에 힘을 보탰다.

해남군의 마을기업인 '연호마을'은 재배한 파를 활용해 파김치 120상자를 담갔고 무안군과 강진군, 함평군 등의 주민들은 수확한 쌀을 기부했다. 신안군 임자도의 '임자만났네 협동조합'은 대구를 위해 직접 소금을 만들어 보냈다.

해남군의 화훼농가는 100만원 상당의 꽃을 기부했다.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힘든 대구시민들이 꽃을 보면서 힘을 내길 바라는 의미다. 목포시의 백련초교 학생 20명은 격려 편지를 썼다. 이 밖에도 생강청과 레몬청, 떡국 떡, 나주배도라지즙, 고구마말랭이, 소독약, 수제마스크 등이 전달됐다.

구호 물품 모집을 추진한 문병교 전 전남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장은 "마을이 마을을 돕는다는 취지에 많은 마을활동가들이 작지만 소중한 정성을 모았다"며 "이웃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듯 대구 주민을 도우면서 전남 주민 스스로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공감해 광주시와 전남도 공무원들도 현금을 내거나 자원봉사에 힘을 더했다.

대구마을센터와 지역 공동체인 '안심마을사람들'은 광주·전남에서 온 물품을 발달장애인 가구 120여 곳에 전달할 예정이다.

물품 배분을 맡은 권현미 한사랑발달장애인자립지원센터장은 "광주·전남의 많은 주민이 각자 뜻을 모아 힘든 대구를 돕고자 나서줘 감사하다"며 "언젠가 대구가 광주·전남을 도울 기회가 있을 때 꼭 보답하겠다"고 했다.

광주·전남의 마을활동가와 사회적기업은 각 지역에서 십시일반 마련한 구호 물품을 상자에 담아 대구로 전달했다. 상자에 담긴 각종 물품들의 모습. 문병교 전남마을활동가 제공
광주·전남의 마을활동가와 사회적기업은 각 지역에서 십시일반 마련한 구호 물품을 상자에 담아 대구로 전달했다. 상자에 담긴 각종 물품들의 모습. 문병교 전남마을활동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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