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선 전쟁' 앞둔 황교안 ‘세모 리더십’ 도마 위 올라

공관위 헛발질 민심 폭발해도…플랜B 대책 없어 유약한 태도
총괄 위원장 맡아 직접지휘 의지…단식·삭발 불사했던 모습 어디에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돼 온 '세모 리더십'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보수'를 구할 강단 있는 지도자의 모습이 절실한 때임에도 여전히 우유부단하고 유약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조차 '잡음 없는 공천'과 '김종인 영입' 등 황 대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시도들이 모두 물거품이 돼 이대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황 대표는 4·15 총선을 30일 앞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관리위원회를 향해 "지역 여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 더 높이 헤아려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텃밭'에 대한 공관위의 막무가내 공천을 꼬집은 언급이다. 하지만 황 대표는 직접 나서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우리 당 지지자들에게 상처주지 않고 결과에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공을 다시 공관위에 떠넘겼다.

통합당 소속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무소속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낙하산 공천에 대한 반발이 빗발치고 있음에도 당 대표가 앞장서 집안단속에 나서기는커녕 손에 피를 묻히지 않겠다는 우유부단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까진 차기 대선 준비용 사천(私薦) 의혹을 피하기 위해 황 대표가 공천 작업과 거리를 뒀지만, 공관위의 헛발질로 당의 강세지역 민심이 폭발 직전인 지금이라면 '플랜 B'를 가동해 서둘러 수습에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황 대표는 이날 "제가 직접 선거대책위원회의 총괄 위원장으로서 깃발을 들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총선 필승 카드로 추진해 온 '김종인 영입' 시도가 불발에 그치자 궁여지책(窮餘之策)을 선택한 것이다.

애초 황 대표 측은 총선 판도를 가를 중도성향 유권자를 흡수하기 위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였으나 당내 반발로 무산됐다.

정치권에선 자신의 이름을 건 정치적 승부수조차 관철하지 못하는 리더십이라면 사실상 전쟁터나 다름없는 총선 국면을 황 대표가 주도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한 정치인사는 "반문연대를 진두지휘할 야당 지도자에게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식과 삭발도 불사했던 결기 있는 모습"이라며 "황 대표가 지금처럼 상황 논리만 따진다면 총선국면에서도 종로구 선거를 핑계로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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