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학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경북대 기숙사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사용할 수 있게 배려해 준 학생들에게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4일 경북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권영진 대구시장이 전날 작성한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에는 "대구시와 대한민국을 위해 어렵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해 주신 경북대학교 학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경북대 기숙사에 생활치료센터를 개소한 지난 8일만 하더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된 대구시민 5천378명 가운데 약 42%인 2천252명이 자가에서 대기 중이었다. 신규센터가 절실했다"는 내용도 있다.
당시 대구 지역 환자를 위해 확보된 센터 6개 중 5개가 타지역에 있어 가족과의 분리불안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위한 지역 내 생활치료센터 확보가 시급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권 시장은 "그 대안으로 경북대 기숙사를 생각하게 됐고 7일 경북대학교 및 총학생회와 긴급협의를 거쳐 그 다음날인 3월 8일 오후부터 생활치료센터로 사용했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진행한 점에 대해 "상황이 워낙 급박해 한분 한분 한분의 의견을 청취하지 못한 점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8일 이같은 결정을 뒤늦게 알게된 학생들은 "입주 예정자 의견을 모으지 않은 채 결정할 수는 없다", "밀실 처리 후 통보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는 의견을 내는 등 논란이 일었다.
같은 날 경북대 스케치 총학생회 관계자도 "대구시와 대학 본부에 학생 우려와 반대 입장을 거듭 표명했고 밤을 새우며 수많은 논의를 거쳤으나 일치된 합의에 다다르지 못한 점 고개숙여 사과드린다"며 "늦었지만 학우들의 요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경북대 학생들에게 전하는 감사 편지 전문.
경북대학교 학생 여러분께 드리는 감사의 말씀
안녕하십니까? 대구광역시장 권영진입니다.
먼저, 대구시와 대한민국을 위해 어렵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해 주신 경북대학교 학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국가적 위기상황 해결을 위해 희생정신을 발휘해 주셔서 대구 시민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 모두가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감염병의 엄청난 확산 속도에 대구시도 어느 때보다 큰 위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타 지역에서 선뜻 내밀어 주신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비롯하여 위기 때마다 더 크게 발휘되는 대구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헌신 덕분에, 최근 지역 내 코로나19의 상승기세가 한풀 꺾이고 확진 환자의 증가세도 대폭 감소하고 있습니다.
당시 지역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면, 지난 2월 18일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월 29일 하루만에 741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연일 수백 명의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경북대 병원등 지역 감염병 전담병원 내 병상 부족 문제가 야기되면서 안타깝게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댁에서 유명을 달리하시는 시민들이 연이어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대구시는 병원에 입원하지 못한 확진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지역 내 감염병의 추가 확산을 막고자 증상이 경미한 경증환자를 집중 치료관리하는 '생활치료센터'를 정부와 합동 운영하기로 결정하였고, 지난 3월 2일 개소한 중앙 교육연수원(대구시 신서동 소재)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5개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북대 기숙사에 생활치료센터를 개소한 3월 8일만 하더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된 대구시민 5천378명 가운데 약 42%인 2천252명이 자가에서 대기 중이었기 때문에, 신규 센터의 개소가 매우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당시 확보된 센터 대부분이 타 지역에 집중(전체 6개 중 5개)되어 있었던 반면, 가족과의 원거리 분리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 지역 내에 위치한 생활치료센터의 확보가 무엇보다도 긴요했습니다.
숙고 끝에 그 대안으로 경북대 기숙사를 생각하게 되었고 3월 7일 경북대학교 및 총학생회와 긴급 협의를 거쳐 그 다음날인 3월 8일 오후부터 생활치료센터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주거공간인 기숙사를 활용하는 중요한 결정은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함이 당연하나, 당시 상황이 워낙 급박하여 학생 한분 한분 한분의 의견을 청취하지 못한 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3월 22일 0시 현재, 대구지역 확진자 6천387명 중 전국 15개 생활치료 센터에서 1천871명이 치료 중에 있습니다. 경북대 기숙사에는 당초 입소한 373명 중 220명이 완치, 6명이 병원으로 이송되어 현재 총 147명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배려로 남아계신 분들도 모두 완치되어 건강하게 퇴소하시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여러분의 학업 공백이 초래되지 않도록 경북대 기숙사는 다른 생활치료센터에 앞서 최우선적으로 3월 28일까지 사용을 완료하고, 만약 그때까지 치료 중인 환자가 있다면 다른 센터로 전원 이송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그 후 기숙사는 여러분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방역과 청소를 면밀하게 실시하고, 학생들의 기숙사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사후처리에 대해서도 철저를 기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대구 공동체를 지키는 데 동참해주신 경북대학교 학생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2020. 3. 23. 대구광역시장 권영진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