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앞두고 대구경북이 들썩였고 여진이 계속이다. 바로 이웃 동네 경남 출신의 김형오(고성), 공병호(통영), 홍준표(창녕)라는 세 남인(南人)의 여파다. 김형오는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공병호는 통합당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홍준표는 대구 수성을 출마 후보자로서 그랬다.
김과 공, 두 위원장은 총선 출마 후보를 결정 짓는 책임자로서 대구경북 민심을 무시한 논란 등으로 결국 중도 하차하고 말았다. 이들은 출마자 불만은 물론, 지역 민심을 분노케 한 책임도 한몫해 불명예 퇴진했다. 또 대구경북을 득표 거수기쯤 여긴 오만함으로 유권자에 심한 자괴감을 준 점은 오십보백보이다.
정치인 홍준표는 김 위원장에 의해 고향인 경남에서 출마가 막히자 방향을 틀어 자신이 졸업한 중(영남중)·고교(영남고)를 배경으로 대구 진출을 선언했다. 그것도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 선거전에 돌입, 미래통합당 이인선 후보나 대구 유권자 심기를 흔들고 있다. 특히 두 위원장과 달리 그의 이야기는 진행형이다.
이번처럼 특정의 이웃 경남 사람으로 대구경북이 요동을 친 적은 드물다. 경상도가 조선의 8도(道)로서 가장 큰 고을이 된 이래, 때로 경상 좌도(左道)와 우도(右道)로, 또는 남도(南道)와 북도(北道)로, 이제 경상남북도에 대구, 울산, 부산으로 나뉜 채 제 울타리에서 각자 영역을 경계로 삶을 꾸렸으니 말이다.
물론 담장을 넘어 하나로 뭉친 적은 여러 차례였다. 임란 같은 국난과 조선 말기 암흑기 시절, 일본에 맞서 의병·독립 전쟁을 벌일 때 의열단 등 경상도 남북은 밀착 상대였고 지기(知己)였다. 임시정부도 경상도 대표를 뽑았고, 굳이 남과 북을 나눌 필요조차 없었다. 두 지역은 서로 통하는 연고였다. 그 삶의 출발 뿌리가 하나였던 결과였다.
이런 좋은 인연의 땅이지만 위천공단, 영남권 신공항 건설 등으로 시·도 지자체 사이에 어긋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선거를 두고 이번 두 인물(위원장)처럼 이웃 동네에 자괴감과 수모를 주는 일은 없었다. 변하는 세상이라지만 이번 세 남인으로 겪는 대구경북의 경험은 왠지 착잡하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대구와의 친연성(親緣性)을 외치는 홍 후보를 내치지 않는 대구 사람이 돋보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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