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 코로나 고립…美 국제리더십 실종

코로나19국면서도 '신고립주의'?…국제질서 재편 변곡점 관측도
미국 확진자 수, 중국 제치고 세계 최다...실업수당 신청 300만건 넘어 경제 위기 심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언론 브리핑에 참석해 코로나19현황과 대책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언론 브리핑에 참석해 코로나19현황과 대책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함에 따라 자국 내 대응에 주력하는 사이 국제적 리더십을 잃고 있으며 중국과 겨루는 국제 패권 다툼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미국은 전통적으로 위기의 시기를 이끌어왔다. 지금은 '자기고립'을 실행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라이벌들이 코로나바이러스 피해가 심한 다른 나라에 대한 지원의 제스처를 보일 때 미국은 국내적으로 바이러스 봉쇄에 매달린 채 코로나19에 의해 촉발된 지정학적 주도권 다툼에서 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기댄 '신(新)고립주의'의 또 하나의 단면이 코로나19 국면에서도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그러는 사이 미국의 라이벌인 중국과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오랫동안 미국이 이행해오던 역할인 대규모 피해 발생 국가들에 대한 원조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중국만 하더라도 마스크와 보호장비 등 의료장비들이 항공편으로 이탈리아와 스패인, 네덜란드, 우크라이나, 이란, 이라크 등에 전달된 상태이다.

또한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이날 특별 화상정상회의에서 코로나19의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경제에 5조 달러 이상을 투입하고 백신을 찾으려는 국제적 노력을 위한 기금을 만들기로 합의했지만, 정작 미국은 어느 정도 규모를 기여할지에 대해 아직 밝히지 않았다고 WP는 지적했다.

미국 뉴욕시가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에 대비해 준비하는 임시 영안실 현장에 25일(현지시간) 냉동 트레일러 여러 대가 일렬로 주차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시가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에 대비해 준비하는 임시 영안실 현장에 25일(현지시간) 냉동 트레일러 여러 대가 일렬로 주차하고 있다. 연합뉴스

WP는 "그동안 국제적 위기 때마다 미국이 조타수 역할을 하며 다른 나라들이 그 리더십에 의지했지만, 지금은 어떠한 나라도 미국에 기대지 않는다"는 한 영국 전문가의 지적을 인용하면서 주도권 경쟁에서 중국에 밀려 영속적인 위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 했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50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만3천836명으로 늘어나 그동안 1위였던 중국(8만1천782명)과 2위인 이탈리아(8만589명)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가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실업 대란'도 현실화해 3월 셋째 주(15~21일)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328만3천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5배 많은 규모여서 미국 경제의 심각한 위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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