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열흘 간 미국여행을 준비했던 A(대구 거주)씨는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면서 항공권 판매대행사 홈페이지를 매일 들락날락거리고 있다.
자신이 예약한 외국계 항공사의 환불지침 변경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A씨는 "해당 외국계 항공사는 항공편이 취소된 경우에만 환불해준다. 해외입국자 감염이 지속되는데 여행을 강행할 수도 없어 답답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 속에 상당수 외항사가 환불 접수를 받지 않거나 취소 수수료를 부과해 빈축을 사고 있다. 최악의 경우 외항사들이 자체 약관을 근거로 환불을 거부하면 보상책을 찾기 어려워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다수의 외국계 항공사들이 환불 접수를 받지 않고 있다.
일례로 베트남항공은 지난 13일부터 항공예약발권시스템을 통한 환불을 막고 4월 중순 이후부터 환불 접수를 재개한다고 공지했다. 에어프랑스, 에어아스타나, 케이엘엠네덜란드 항공의 환불시스템도 베트남항공처럼 이달 중순 들어 중단됐고, 이 중 일부는 여전히 환불이 불가하다.
환불 대신 일정기간 내 여행 일정 변경만 허용하거나 상당한 금액의 취소 수수료를 부과하는 외항사도 부지기수다. 정부 방침에 따라 국내 항공사 대부분이 취소 수수료 없이 예약금을 환불해주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구지역 해외여행 관련 민원도 급증했다.
30일 대구시소비생활센터에 따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올 1월 20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접수된 소비자 민원은 국외여행 관련 445건, 항공여객운송서비스 관련 20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국외여행 95건, 항공여객운송서비스 관련 55건) 대비 4배쯤 늘었다.
양순남 대구경북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외항사 상당수가 환불 대신 항공사 자체 바우처 등으로 환불을 대신하겠다는 입장인데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민원이 많다"며 "외교부에서 3단계 여행경보(철수권고) 이상을 발령했을 경우,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에 따라 환불 및 취소수수료 면제가 가능하지만 강제사항이 아니고 국내 지사가 없는 외항사는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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