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코로나19 치명률이 전국 2배 수준으로 집계되면서 도내 상급종합병원 지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경북 환자 치명률은 3.36%로 전국 1.66%의 2배 수준이다. 청도 대남병원, 경산 서린요양원·서요양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고령의 기저질환자가 다수 사망했기 때문이다.
도내에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중증환자가 전국 병원을 떠돈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집단감염이 벌어진 대남병원에서 사망자 9명이 나온 게 대표적 예다.
면역력이 약한 정신병동 환자들이 사망할 우려가 컸지만 다수 환자를 수용해 전문적으로 치료할 병실을 구하지 못하면서 보건당국은 이 병원을 국내 처음으로 코호트격리했다. 이후 우려가 이어지자 타 지역 이송이 결정됐으나 이미 한참 시간이 지난 뒤였다.
경북지역 중증환자들은 전국 30여 의료기관에 흩어져 치료받는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북도는 인접한 대구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을 중증환자 전담 병원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무산됐다.
이에 경북도는 지역 유일의 의과대학이 있는 동국대 경주병원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해 독자적 역량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진료과, 인력·시설·장비 등 요건을 갖추는 데 필요한 예산 270억원가량 편성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관건은 정부 의지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려면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물론 전국을 10개로 나눈 권역별 종합병원 간 경쟁도 뚫어야 한다. 경북은 대구와 함께 경북권으로 묶여 있어 쉽지 않은 여건이다. 대구에는 상급종합병원이 5곳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감염병 중증환자 치료의 사각지대를 없애려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며 "도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인프라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전국 종합병원 가운데 중증질환에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인프라가 갖춰진 의료기관으로서 보건복지부가 3년마다 지정한다.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광역자치단체는 경북과 울산, 세종, 제주 등 4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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