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현실을 직시하고 희망을 바라보자

장현우(법무법인 두우 변호사)
장현우(법무법인 두우 변호사)

코로나19 이후 대변혁의 시대 도래

비대면·비접촉·온라인 확산 급물살

정보 활용 대응이 국가 경쟁력 기준

새로운 세계 질서 맞을 준비도 해야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로 심한 독감을 앓고 있다. 세계를 장악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중세 작품에서나 보았던 페스트, 천연두 대유행이 문학과 기억 속에서 현실의 세계로 소환되고 있다.

항공기는 하늘이 아닌 공항에 발이 묶여 있고 바다를 누비던 선박들도 항구에 매여 있다. 중남미 페루는 단속의 편리함에 '남녀 외출 2부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하니 참 이게 무슨 일인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만들 수 있었던 마스크가 전략 물자로 평가돼 공항과 항구에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온라인으로 결혼식을 중계하고 부모와 하객들이 인터넷으로 축하했다고 하니 필자 개인으로서는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모습들이다.

인류의 대격변기에 사람들의 삶과 산업을 변화시킨 것은 인간의 의지 이전에 전염병의 대유행이었다. 14세기 흑사병(페스트)으로 유럽 인구의 3분의 1가량이 희생돼 기존 사회질서인 봉건 체제가 무너질 수밖에 없었고, 새로운 질서의 출발이 요구돼 르네상스의 시작점이 됐다.

대변혁의 시기에 우리는 미래 세상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남을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준비해야 한다. 방역과 위생으로 악수를 하지 않는 행동이 반복돼 습관이 되고, 조만간 비접촉 문화가 대세가 될 것이다. 이에 기초한 우리 생활과 산업구조 등 경제, 문화의 대격변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제 '비대면' '비접촉' '온라인'이라는 단어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해당 부분은 비약적인 변화와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어렸을 때 국가적 재난 상황이 오면 적십자가 재난 현장에서 물품을 트럭에서 나눠 주는 뉴스를 자주 봤다. 하지만 지금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재난 물품을 온라인과 택배를 통해 나눠 주고 적십자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혁명이 이번 코로나로 인해 젊은 층에서 장년층 등으로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 SNS 소통 등 어렵다고 생각했던 행동이 반복되어, 습관이 되면 문화 현상이 될 것이다. 온라인 접근과 반복 활용을 통해 진입 장벽이 무너지면 이에 기초한 경제 상황의 급격한 변화와 확산이 올 것이다.

온라인 교육은 이미 하나의 문화가 됐다. 원격 의료도 도입에 탄력을 받을 것이고 관련 IT 산업이 성장할 것이다. 가정의 사무실화도 급격하게 진행될 것이다. 집마다 온라인 활용 공간이 개선돼 만들어질 것이고, 앞으로 공급되는 주거와 사무실 공간은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공간과 연계성 편리에 맞추어 설계될 것이다.

무엇보다 개인과 관련한 정보와 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도 바뀌고 있다. 우리는 현재 개인의 이동 동선과 건강 정보를 매일 문자 메시지를 통해 받아 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하면 보다 구체적인 개인 정보의 확인도 가능하다. 가끔 문자를 보면 두렵기까지 하다. 하지만 개인 정보가 모여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중요한 공적 자원이 되고 있으며, 마스크처럼 새로운 전략 자원이 될 것이다. 관련 개인 정보의 수집과 활용 및 신속한 대응이 새로운 국가 경쟁력의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사생활 침해 논란도 있으나 산업 현장에서의 각종 빅데이터 활용에 있어서의 제한과 접근이 해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또한 새로운 세계 질서에도 대비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은 이번 코로나 대응에서 리더로서의 역할과 방향성 제시에 실패했다. 대응에 있어서 방심했고, 상호 협력하지 못했고, 위기 속에서도 심지어 오만하기까지 했다. 향후 방역을 이유로 한 개인이나 국가 간 자유를 제한하는 세계 질서가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학자들도 있다. 하지만 계획하고 먼저 움직이는 자가 위기를 극복하고 더 자유로운 높은 곳에 서 있을 것이다.

우리는 국경을 넘기 힘들고, 학교에 가지 못하며, 모임을 제한받고, 격리돼 있으나 코로나는 국경도 여권도 비자도 필요 없다. 우리의 직업, 명성, 성별 관계없이 코로나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의지를 가지고 나아갈 때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용기는 절망에서 생긴다"는 '펄벅' 여사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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