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19 속 우울한 부활절…봉쇄령에 유럽 주요 도시 '텅텅'

교황, 사상 첫 온라인 중계 부활절 미사 주례…각국 연대 강조

코로나19가 초래한 각국의 이동제한령으로 올해 부활절이 사상 유례없이 쓸쓸하게 지나갔다. 부활절은 유럽 문명의 근간인 기독교 최대 축일로 예년의 경우 부활절 연휴를 맞아 유럽 주요 도시의 거리 곳곳이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들뜬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올해는 거리에서 인적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황량한 모습이었다.

전 세계 13억 신자를 가진 가톨릭의 총본산으로 불리는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선 소수의 사제와 성가대만 자리를 지킨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부활대축일 미사가 진행됐다. 성베드로대성당은 물론 평소 같으면 수많은 신자와 순례객들이 운집했을 성베드로광장도 텅 비었다.

경찰은 미사 시간대 성베드로광장에 울타리를 치고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신자들은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미사 영상을 보며 예배에 동참했다. 성베드로대성당 중앙 제대 앞에 홀로 선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라틴어로 '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뜻) 강복 메시지를 통해 전례 없는 위기 극복을 위해 글로벌 차원의 연대를 호소했다.

교황은 또 이날 전 세계 사회운동 단체 대표자들에게 보낸 부활절 서한에서 "기본소득은 권한을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없도록 하는, 너무나 인간적인 동시에 너무나 기독교적인 이상을 구체적으로 달성하고 보장해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혀 코로나19 대응책으로 거론되는 기본소득 지급에 대한 지지를 천명했다.

미국도 많은 주들이 자택 대피령을 내리는 등 대형 모임이나 집회를 금지하면서 미국인 수백만명이 온라인으로 예배를 올리는 등 예년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역설적으로 '부활의 기적'과 같은 '팬데믹 종식'을 기원하는 메시지들도 이어졌다.

한편, 미국의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오후 7시 25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를 55만5천313명으로, 사망자는 2만2천20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유럽에서 확산세가 가파른 영국에서는 이날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 유럽 내 최대 피해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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