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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구…월 10만원 '문 여는 알바'도 60명 몰렸다

업주 "면접까지 봐서 결정"…고용난으로 사람들 몰린 탓
알바 구한다는 공고 찾기도 하늘의 별 따기 수준

이달 초 대구 북구 한 편의점에서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 점주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매일신문 DB
이달 초 대구 북구 한 편의점에서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 점주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매일신문 DB

코로나19 여파로 고용 사정이 나빠지면서 아르바이트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기업 채용문이 막히면서 일자리 수요는 늘어났지만 자영업자들이 휴업하면서 아르바이트 일자리는 줄었기 때문이다.

야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10개월 넘게 해온 전모(26) 씨는 한 달 전 편의점 점주로부터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 코로나19 여파로 편의점 사정이 나빠져 당분간 아르바이트를 쓸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후 전 씨는 매일 구직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 공고를 찾았지만, 일자리는 거의 없었다. 간혹 올라오는 공고를 보고 알아보면 경쟁률이 수십 대 일로 높았다.

전 씨는 "일하고 싶은 사람이 많다 보니 아르바이트 면접까지 봐야 한다"며 "면접에서 주휴수당 등 조금이라도 점주에게 불리한 말을 하면 불합격 통보를 받게 된다"고 했다.

이달 초 대구 중구의 한 동전노래방에서 매장관리 아르바이트 점원 1명을 뽑았는데, 이때 면접을 보러온 사람이 30명을 넘었고, 지원자 나이도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했다. 주 6일 근무에 최저임금 수준인 평범한 일자리임에도 많은 사람이 몰렸다.

동전노래방 업주는 "문자로 문의한 사람까지 합치면 50명도 넘는 사람들이 지원했다"며 "'최저임금에 맞춰서 안 줘도 괜찮다'고 말한 지원자도 있었을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가게 문 열어주는 단순 업무에도 60명 넘게 몰렸다. 14일 대구 수성구에 있는 한 노래방이 낸 구인 공고에는 '공휴일까지 포함해 매일 가게 문을 열어주고 한 달에 10만 원'을 받는다고 돼 있었는데, 지원자는 넘쳤다. 이곳 업주는 "지원자가 많아 면접까지 봐서 결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취업준비생 문진영(28) 씨는 "올라오는 기업 채용 공고가 없어 편의점 아르바이트라도 할까 해서 관련 사이트를 뒤졌지만 일자리가 거의 없었다"며 "20대 초반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왔는데 모집 공고가 이번처럼 적었던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김용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연구실 연구위원은 "서로 힘든 상황에서 소상공인과 구직자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일자리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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