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1시쯤 찾은 대구 동성로. 코로나19가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나 활기를 찾는 듯했다. 문을 연 일부 노래방이나 pc방엔 손님이 가득했지만 여전히 많은 상가는 휴업 중이었다. 거리 곳곳에 '코로나19로 당분간 휴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한 곳을 골라 업주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손님도 없고 매출도 줄어들어 당분간 쉬거나 곧 폐업을 할 예정"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중이용시설 업주들이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졌다. 영업을 재개하자니 집단 감염 발병지가 될까 걱정이고 휴업을 이어가자니 언제까지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문을 열게 된 업주들은 '혹여 확진자가 발생할까' 불안감 속에 영업을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기세가 누그러지면서 예방 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 손님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자칫 확진자가 나오면 집단 감염의 온상이 될 수 있어 업주에게는 치명타일 수밖에 없다.
방탈출 카페를 운영하는 A(48) 씨는 "손소독과 소독, 체온 체크를 수시로 하고 있지만 일부 손님이 덥다고 게임을 하다 마스크를 벗어 던지기도 한다. 마스크를 착용해달라 부탁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휴업이 장기화될 것 같아 일단 문을 열었지만 자칫 방역에 구멍이 생겨 우리 가게가 집단 발병지가 되는 건 아닌지 하루하루 피 말리는 심정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가뜩이나 손님이 줄어 매출 회복이 안 되는 상황에서 지출이 더 많아지기도 한다. 가게 방역에 신경을 쓰다 보니 체온계나 소독제 등 물품 구매에 지출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대구시로부터 매주 소독 물품을 지원받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동성로의 한 PC방 직원 B(32) 씨는 "시에서 지원해준 소독 물품은 3일이면 바닥 난다. 사비를 들여 추가로 구매한다"며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가게 운영에 2천만원이 넘게 들어가는데 예방 용품까지 사려니 죽을 맛"이라고 했다.
대구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한 단체 등을 위해 생존자금 지급에 나섰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다. 시에서 지급되는 100만원으로는 그동안 밀린 인건비, 임대료를 감당하기에도 부족하다는 것.
동성로에서 룸카페를 운영하는 C(55) 씨는 "100만원도 감지덕지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한동안 운영이 중단된 가게 손실분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당장 아르바이트생도 줄여봤지만 남은 직원 인건비가 상당하다. 신용카드 대출액도 메워야 하는데 임대료는 또 어떻게 낼 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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